[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땅콩 회항’ 사건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현아(41ㆍ여)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판결 전 법원에 2억원을 공탁했음에도 박창진(44) 사무장과 김모(28ㆍ여) 대한항공 승무원이 이를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공탁금을 수령할 경우 추후 진행될 항소심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16일 서울 서부지법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 측은 1심 공판 이틀 전인 지난 10일 박 사무장과 김 승무원 앞으로 각각 1억원씩 2억원의 공탁금을 맡겼다. “박 사무장 등이 조 전 부사장 측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금전적으로나마 위로하는 게 도리일 것 같다”고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그러나 박 사무장과 김 승무원은 이날까지도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박 사무장 등은 “진정한 사과가 우선”이라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무장과 김 승무원이 공탁금을 받아간다 하더라도 이를 조 전 부사장과의 ‘합의’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공탁금은 어디까지나 피의자가 피해회복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이라면서 “박 사무장 등이 공탁금을 수령하더라도 손해배상의 일부조로 수령한다는 이의 유보의사를 표시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대변인은 “다만 박 사무장 등이 공탁금을 받아갈 경우, 이를 수령했다는 점이 어느정도 양형에 참작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추후 조 전 부사장 측이 항소심 중 추가로 공탁금을 낸다면, 이 또한 ‘피해 회복을 위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으로 간주돼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실제로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정 금원을 공탁한 점이 양형 참작 사유”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2일 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 오성우)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 및 안전운항 저해 폭행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이에 불복, 이튿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항소장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이 잘못 행동한 것은 사실이나 죄목만 따져봤을 때 실형은 과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