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7일 통일부ㆍ국토교통부ㆍ해양수산부ㆍ금융위원회에 대한 소폭 개각을 발표했지만 인적쇄신의 핵심이었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교체는 이날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임 비서실장은 설 연휴 지난 뒤 적절한 시기를 택해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미 김기춘 실장 교체라는 결심을 굳혔지만 ‘택일’과 후임자 선정을 놓고 막판까지 장고를 하고 있다는 게 읽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이 관계자는 “(김기춘 실장이) 몇 차례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신 걸로 안다”고도 밝혀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신임 국무총리 임명ㆍ소폭 개각 등 내각 인적쇄신은 다소 지연되긴 했지만 나름 속전속결 형식을 띄고 있는 반면 김기춘 실장 교체 등 청와대 개편은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는 뭘까.
청와대 안팎과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이 설 연휴 민심을 겨냥해 비서실장 교체도 연휴 직전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기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더구나 박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김기춘 실장의 거취에 대해 “보기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라며 “당면 현안 수습이 끝나고 나서 결정할 문제”라고 ‘한시적 유임’ 방침을 밝힌지도 한 달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일단 이완구 신임 총리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내상(內傷)’을 입은 탓에 박 대통령이 염두에 뒀던 총리 교체로 인한 ‘인적쇄신’ 효과가 반감된 게 ‘김기춘 카드’를 버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물론 국민적 관심이 김기춘 실장 교체와 그 시점에 쏠리고 있는 데다 어떤 인물이 후임에 오를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이 박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불통’ 이미지를 일신하기 위해선 비서실장 자리에 ‘깜짝 인사’를 기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이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또 다시 인사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지적이 김기춘 실장의 ‘한시적 유임’ 기간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후임 비서실장 하마평엔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권영세 주중대사, 김병호 언론진흥재단 이사장, 허남식 전 부산시장 등이 거론되지만 인적쇄신용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박 대통령도 여러 채널을 통해 접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개각 로드맵에 맞춰 비서실장 후임을 발표하기 보단 설 연휴 뒤로 인사를 미루고 조금 더 조율을 거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을 걸로 점쳐진다.
한편 청와대는 정무특보 인선에 대해서도 “특보단 인사도 그때(설 연휴 뒤 적절한 시기) 이뤄질 걸로 안다”며 “인사는 할 때 봐야 안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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