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재수강을 통한 무분별한 ‘학점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올해부터 재수강을 하더라도 ‘B+’ 이상을 받지 못하게 한다.

변호사시험 성적이 비공개된 상황에서 유일한 검증 수단인 학점까지 관리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로스쿨 학생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이하 법전평) ‘법학전문대학원 제2주기 평가기준’에 따르면 로스쿨 학생들이 재수강 시 취득할 수 있는 학점은 B+를 넘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 28일 교육부 승인을 받아 올 1학기부터 시행되며 전국 25개 로스쿨에 일괄 적용된다.

이에 따라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로스쿨은 최근 잇따라 재수강과 관련해 학사운영 세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재수강 취득 가능 학점을 ‘A0’에서 B+로 하향조정했고 서강대와 이화여대도 ‘A-’에서 B+로 낮췄다.

이 같은 방침은 A학점이 무더기로 양산돼 학점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법전평의 ‘제2주기 평가기준’은 “제수강 제도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적정한 기회를 보장할 수 있으나 이로 인해 학사관리의 엄정성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이번 학기부터 재수강을 해도 A를 받을 수 없게 된 로스쿨 학생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로 로스쿨 출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기준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A(31) 씨는 “개강 전에 재수강을 하더라도 A를 받을 수 없다는 소문이 돌았다”면서 “1월 말 세칙 개정 공지가 난 뒤 학점에 대해 걱정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올해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한 B(27) 씨는 “재수강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처음부터 성적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려대 로스쿨 관계자는 “법전평이 정해서 내려온 사항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며 “학교가 독자적으로 정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