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은 에이미는 10년 만에 아빠를 만나 고향으로 내려간다.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 에이미는 학교는 뒷전. 늪 주위를 서성이다 부화하지 못한 거위알을 발견하고 집으로 가져온다. 에이미의 보살핌 속에 태어난 새끼거위들은 에이미를 어미새로 알고 졸졸 따라다닌다. 거위가 커가면서 이웃의 시선을 피하는 건 어려운 일. 경관이 찾아와 야생 거위를 집에서 키우는 건 불법이라며 경고하자, 아빠는 거위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기로 한다. 그러지 않아도 서식지가 개발되고 계절이 바뀌면서 거위를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시켜야 했다. 경비행기를 타고 비행훈련을 시켜보지만 수포로 돌아간다. 에이미를 엄마로 여기는 거위들을 위해 아빠는 에이미를 위한 경비행기를 만들어 훈련시키길 여러 번, 마침내 거위들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V자를 그려내는 거위들의 비행이 짜릿했던 영화 ‘아름다운 비행’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철새 오리류의 비행속도는 보통 80~95km 정도. 이런 속도로 밤새 날면 수백km까지 갈 수 있다. 철새는 1000m 이하의 고도로 날지만 때로는 4300m, 6000m 높이까지 날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는 모두 300종으로, 겨울에만 160종이 온다. 갈매기류와 오리류, 고니류가 많고 이들 중 상당수가 러시아와 몽골, 중국, 북한을 거쳐 온다. 신년카드에 등장하는 두루미도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철새 중 하나. 러시아와 중국의 접경지인 북만주, 홋카이도 동부가 서식지로 10월 하순경부터 북한을 거쳐 남하해 남북한을 왕래하면서 3월 하순경까지 머물다 북상한다. 큰고니의 비행은 탐조대의 인기 대상이다. AI 주범으로 몰린 철새는 오늘도 아름다운 군무를 펼치지만 보는 마음은 예전 같지 않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