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선거 막판까지 “팔레스타인 국가는 없다”는 강경발언을 쏟아내며 우파세력의 결집을 이끌어내 총선에 승리했지만, 이런 그의 행보가 오히려 중동 평화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재선이 중동 평화협상을 다시 시작하려는 시도를 지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이 전했다.
선거 직전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2국가 체제’를 포기한 그의 발언으로 우파 유권자들의 표를 얻는데는 성공했으나 팔레스타인이나 미국의 적대감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루벤 하잔 예루살렘 헤브루대 정치학 교수는 NBC에 “평화 프로세스를 향해 나아가려는 정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협상의 진전이 미국과의 관계 회복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하난 아슈라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최고위원은 네타냐후 총리의 정책이 (중동)지역 내 극단주의와 폭력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성명에서 “이번 이스라엘 선거 결과는 공포와 적개심, 불신을 불러일으킬뿐 아니라 극단적인 인종차별이란 정치적 담론의 지형을 변화시키는 이전 네타냐후 총리 정책이 그대로 계승된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이란 핵협상 등 중동문제와 관련해 강경 일변도의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해 2200명의 사망자를 낸 가자지구 사태 역시 그의 강경책이 빚어낸 결과였다.
지난 3일엔 백악관과 민주당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 의회 합동연설을 강행한데다, 핵 시설을 폐기하지 않는 서방의 이란 핵 협상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도 냉각됐다.
이란 내 핵 시설을 허용하지 않는 네타냐후의 입장도 중동 정세 불안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마리제 아프캄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시온주의 정권의 정당들 사이에 어떤 차이도 없다. 모두 천성적으로 강경파들”이라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동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었음을 암시했다.
유럽연합(EU) 각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내달 1일 팔레스타인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가입, 가자지구에서의 전쟁범죄와 정착촌 건설 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제소하기로 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은 피할 수 없게됐다.
그럼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의 국가 불인정 등 중동문제에 대한 강경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리야드 만수르 유엔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2국가 체제’가 해결방안이라는 것은 국제적인 합의사항”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신정부 구성에 성공한다면 이스라엘은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우리 모두와 싸우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우리는 모두 스스로를 방어하고 반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1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0석 가운데 30석을 차지하면서 좌파 정당인 시온주의연합을 제치고 낙승을 거뒀다. 그러나 군소정당들과의 연립정부 구성 등이 과제로 남았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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