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국가 배상하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군사보호구역 내에서 사적인 모임을 위해 군용선박을 타고 놀다가 2명이 숨진 2010년 ‘태안 고속단정 사고’에 대해 법원이 국가의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 조해현)는 이 사고로 사망한 공군 대위 이모 씨의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유족들에게 5억8382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당초 1심에서 인정된 손해배상액에서 7400여만원 늘어난 금액이다.

이 대위는 2010년 7월 충남 태안의 군사보호구역 내에서 고등학교 동문 모임을 갖고 술을 마시며 놀던 중 해당 지역 내 해군부대 소속 원사가 운행하던 고속단정을 타다 전복해 숨졌다.

당시 이 해군부대 지휘부는 동문 모임에 숙소와 먹을거리 등을 지원해줬고, 고속단정도 탈 수 있도록 허락했다.

재판부는 이 대위가 사적인 목적으로 고속단정에 탔지만 운항 자체는 군의 통제 범위 안에 있었다고 판단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군사보호구역에 들어가 고속단정을 타는 것을 해군 부대장 등이 승인했고 군인들이 이 대위 일행을 안내하고 안전을 통제했다”며 “원사의 고속단정 운행행위는 외관상 부대장의 승인을 얻은 적법한 고속단정 운행과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위도 사적 모임을 갖던 일행이 군용선박에 타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속단정을 타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도 예상할 수 있었다”며 국가의 책임은 70%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