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의 영웅에서 실망의 아이콘까지…육상스타 류샹(劉翔), 오는 7일 은퇴 예고
中 가요계 양대산맥, 쑨난(孫楠) 중국판 ‘나는 가수다3’ 결승전서 포기…한훙(韓紅)의 우승 가렸다
[헤럴드경제=정태란]축구팬이 아니더라도 지금은 은퇴한 프랑스 선수 지단(Zinedine Zidane·42)의 ‘박치기 사건’은 알고 있을 것이다. 지단이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전이자 자신의 은퇴 경기에서 상대팀인 이탈리아 선수 마르코 마테라치(Marco Materazzi)와의 시비 끝에 그의 가슴을 들이박은 그 순간을. 겸손함으로 사랑 받던 세계적인 축구스타는 찰나의 분노를 참지 못 해 한 순간에 추락했다.
▶중국 스포츠스타의 추락=중국 육상스타 류샹(劉翔·32)이 7일 직접 은퇴를 선언할 것이라고 중국 언론이 예고했다. 그 역시 중국인민의 영웅에서 실망의 아이콘으로 추락한 과거가 있다.
‘황색 탄환’ 류샹은 2004 아테네 올림픽 당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남자 허들 11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으며 단숨에 중국 인민의 거대한 영웅으로 자리했다. 그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12초88에 결승선을 통과,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또 한번 중국 인민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류샹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내리막을 걷는다. 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류샹이 오른쪽 아킬레서건 부상을 호소하며 기권한 것. 중국대표단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가 인사도 없이 퇴장하자 중국 전역은 충격에 빠졌다.
흔들리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중국 정부에서는 시진핑(習近平) 당시 국가부주석이 이례적으로 직접 류샹과 그의 코치에게 위로 서한을 보냈으며 류더화 등 유명 연예인들도 “금메달보다 류샹 당신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라고 동정론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류샹은 영웅의 자격이 없다” “예선전에서 떨어질 것 같아 도망간 것” 등 일부 중국 네티즌의 비난은 여전했다. 경기 성적 부진을 예상한 광고사 나이키와 류샹의 매니저가 합의한 쇼라는 루머도 나돌았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류샹은 예선전 첫 번째 허들에서 걸려 넘어졌다. 또 다시 같은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류샹을 두고 중국 민심은 슬픔과 위로, 또는 분노로 요동쳤다. 일각에서는 광고주들 때문에 일단 경기에 나선 뒤 고의로 넘어진 게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응원과 위로만큼이나 수많은 루머와 비난에 시달렸던 류샹은 지난해 9월 자신의 팬이자 미모의 여배우인 거톈(葛天·27)과 상하이에서 결혼하며 안정을 되찾았다.
류샹은 지난달 열린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중국 가요계 양대산맥 쑨난의 추락=중국 가요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노래를 잘 부르는 남녀 가수로 꼽히는 쑨난(孫楠·46)과 한훙(韓紅, 여·44)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달 27일 후난위성TV 중국판 ‘나는 가수다3’ 결승전이 방송됐다. 중화권 최고의 가수들이 총 출동해 중국 시청자들의 안방 심사를 받는 날이었다. 국내에서도 린과 더원이 출연하는 것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쑨난이 무대를 포기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긴장했다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하는 변명도 없었다. 쑨난은 “이 무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방식으로 나를 증명하고 싶지 않다. 기권하는 게 아니라 노래 부를 기회를 포기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당혹스러움은 시청자의 몫이었다.
덕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한훙의 결승전 우승은 그대로 묻혀버렸다. 국민가수로 불리던 쑨난은 경력에 크나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쑨난은 되려 “내가 한 행동으로 시청률이 뛰었다고 들었다. 망고TV(후난위성TV의 온라인 사이트)는 내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가중시켰다.
비난이 쏟아지자 쑨난은 결국 지난달 29일 ‘사과문 아닌 사과문 같은’ 글을 웨이보에 올렸다. 쑨난은 “망고TV에게 ‘나는 가수다’에 참가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내 경솔함을 용서해달라. 오랜 친구인 ‘나는 가수다’ MC 왕한(汪涵)에게는 큰 실례를 끼쳤다. 내 제멋대로인 성격을 용서해달라. ‘나는 가수다’를 보는 관중들에게도 감사드리며 나의 경험 부족을 이해해달라. 함께 참가한 가수 동료들에게도 이해와 존중에 감사한다. 나의 단순함을 용서해달라. 정말 사랑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쑨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방송 직후 1주일 가까이 중화권의 연예면을 장식했다. 강력한 라이벌인 한훙을 시기해서 한 행동이라는 추측들도 나왔다.
이에 후난위성TV 측에서 쑨난을 출연 금지시키겠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당신의 무대에 큰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실망을 주나” “애초에 그만 둘 거면 빨리 그만 두지. 실력을 뽐낼 다른 가수의 기회를 빼앗았다”라며 쑨난의 찜찜한 사과에 실망감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쑨난의 결정을 존중해줘라. 한 프로그램일 뿐이지 그 사람의 인생이 걸린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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