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고(故) 성완종<사진> 전 경남기업 회장의 변론을 맡았던 오병주(59) 변호사는 13일 “성 전 회장은 비자금 32억원이 현금화된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오 변호사는 이날 TBS라디오 ‘열린 아침 고성국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검사 심문 때 비자금 현금화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 성 전 회장은 비자금 조성 과정과 용처를 몰랐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남기업의 회계 책임자인 한모 부사장에게서 “성 전 경남기업 회장의 승인을 받아 2007년부터 2014년까지 7년 간 비자금 32억원을 인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 3일 성 전 회장에게 이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변호사는 이와 관련 “성 전 회장은 정치활동에 전념해서 회계 책임자에게 전권을 줬다”면서 “성 전 회장이 (검찰 조사 중) 복도에 나와 분개하면서 한모 부사장이 나도 모르게 (현금화)절차를 취한 것 아니냐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또 “선의로 해석하면 32억 뭉칫돈이 7년 간 조금씩 빠져나가면서 그 사람(한모 부사장)이 전용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뒀다”고 전했다.

성 전 회장은 해외 자원개발 관련 정부 융자금을 사기로 대출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오 변호사는 밝혔다. 성 전 회장은 검찰 수사 중에도 “내 생명을 바쳐서라도 내 이름 석 자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성 전 회장이 어떤 대목에서 가장 억울해했느냐는 질문에 오 변호사는 “자원외교 관련 업체가 수십개가 되는데 가장 처음으로 대표적 케이스로 꼽힌 것을 안타까워 했다. 자원외교 관련 정부융자금은 570억인데, 경남기업도 1330억원의 자체 자금을 투입했고 성공불융자는 30%밖에 안 됐다. 융자금을 전용하거나 착복한 적도 없어서 억울해했다”고 대답했다. 또 “검찰 수사에서도 별다른 착복 사실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성 전 회장이 9500억원대 분식회계 상태에서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50억원을 대출받아 사기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데 대해서는 “240억원은 출자전환하면서 변제해 110억원이 남아있는데, 향후 재판 과정에서 법리 다툼하면 (혐의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인정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 전 회장은 검찰이 지난 6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감을 보였다고 오 변호사는 지적했다.

그러나 영장청구 내용에서 “(성 전 회장의)아들이 영국 유학시절 4년 간 법인카드로 생활비 1억6000만원을 계산한 것이 횡령으로 기재됐다는 부분을 듣고 상당히 상심해했다. 수사가 다른 부분까지 이뤄지고 피의자 심문까지 이어져서 침울해했고 비탄에 잠겼다”고 말했다.

그밖에 검찰의 소환조사 과정에서 강압적 분위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당일 오전 10시부터 16시간 동안 같이 있을 때는 검찰이 질문하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통상적 수사절차로 보여진다”면서 “다만 두 시간 정도는 다른 일 때문에 자리를 비웠고 다른 변호사 둘이 배석해 그 때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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