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노후 안전망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퇴직연금 마저 무너지고 있다. ‘1% 초저금리’로 지급액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개인연금’, 소득대체율(가입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 상향을 둘러싸고 논란만 빚고 있는 ‘국민연금’에 이어 퇴직연금 마저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것.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 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확정급여형(DB) 원리금보장상품의 올 1분기 수익률은 0.60%대에 그쳤다. 2013년 분기별로 1%대를 넘나들었던 수익률이 지난해엔 0.70%대로 떨어지더니 올 들어선 0.60%대로까지 떨어진 것이다. 사실상 지난해 어렵사리 지켜낸 연 3% 수익률 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애기다.

1조원 이상 적립금을 운용하는 17개 은행ㆍ생명보험사ㆍ손해보험사ㆍ증권사의 최저 수익률은 0.62%, 최고 수익률은 0.75%로 조사됐다. 연율로 환산하면 2.48%~3.00%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연간으로 2.89%~3.44%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수익률이 뚝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 1분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롯데손보와 미래에셋증권으로 0.75%에 그쳐 연율로 환산해도 겨우 3%선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나머지 회사들은 1분기 수익률을 연율로 환산하면 모두 2%대로 내려 앉는다.

최대규모인 15조346억원의 적립금을 운용하는 삼성생명의 1분기 수익률은 0.65%로 연율로 따지면 2.6%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수익률은 3.2%에 달했다. 두 번째로 적립금(5조9540억원)이 많은 HMC투자증권이 0.73%로 그나마 나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이도 연율로 환산하면 2.92%로 지난해 3.33%에 크게 못미친다.

타 업종보다 적립금이 많은 은행권에서는 1분기에 신한은행(0.63%), 우리은행(0.64%), 기업은행(0.63%), 국민은행(0.62%), 하나은행(0.64%), 산업은행(0.62%), 농협은행(0.64%), 외환은행(0.64%) 등 대부분이 0.6%대 초ㆍ중반에 그쳤다.

1조원 이상 적립금을 운용하는 손보사 중에서는 롯데손보와 LIG손보가 각각 0.75%, 0.74% 수익률을 보였으며, 손보사 중 적립금이 가장 많은 삼성화재는 0.62%에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아래에서 수익률 개선은 쉽지가 않다”며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수익률은 계속 낮아질 수 뿐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퇴직연금 수익률이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은퇴 후 소득보장 안전판이 모두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개인연금과 국민연금이 제 기능을 잃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노후 소득원이 되야 할 퇴직연금에 기댈 언덕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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