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영어 배우면서 돈도 벌고, 일석이조”
해외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물으면 흔히 듣게 되는 답이다.
최근 취업이 어려워지자 많은 청년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런데 이 중 상당수가 해외 취업에 대해 막연한 이상을 갖고 있거나 국내 취업난을 피해 해외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취업준비생 567명을 대상으로 ‘해외 취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35%가 ‘복지ㆍ근무환경이 좋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또 20%는 ‘국내에서는 취업 전망이 없어 보여서’라고 응답했다.
해외 취업은 현지 정보를 알아보고, 거기에 맞는 직무 능력을 키우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철저한 계획 없이 막연한 동경만으로 해외 일자리에 뛰어든다면 구직에 성공하더라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해외로 나가서 영어 등 외국어를 배우겠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현지 언어가 뒷받침 되지 않을 경우 할 수 있는 일은 서비스업 등으로 제한되고, 임금이나 처우 조건도 열악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간 한 학생은 영어와 취업 두 가지 토끼를 잡으려다 1년 동안 음식점에서 서빙과 설거지만 하다 돌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의 해외취업 지원 사업도 청년들의 해외 취업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각 부처별로 진행돼 온 해외취업 지원 사업을 ‘K-MOVE’란 이름으로 통합해 추진 중이다.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청년들에게 해외취업과 해외인턴, 해외창업, 해외봉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것에 비해 해외 취업자 수나 해외 인턴사업 취업률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오히려 해외취업 지원 사업이 학생들의 국내 대기업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나 ‘어학연수’용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해외 취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고, 정부의 지원 사업이 빛을 보려면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의 목적과 직무 능력 등을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적합한 인물인지, 전공을 살릴 수 있는지 등을 돌아볼 수 있도록 사전에 상담과 멘토링 과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어 현지에 대한 분석, 직업별 연구와 함께 적응훈련을 병행해 해외에서 원하는 맞춤식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찌 보면 낯선 타국 땅에 정착해 일을 한다는 것이 국내에 취업하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언어 장벽과 상이한 문화는 둘째 치고 입에 맞지 않는 음식, 외로움 등이 현지에 적응하는데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막연한 동경으로 취업문을 두드리기에는 외국은 너무나 먼 나라다.
won@heraldcorp.com
사진:취업 박람회에 몰린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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