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거부권 애드벌룬 띄운 채 사흘간 “검토 중” 밝혀…득실 계산 분주 -朴대통령 1일 대수비서 “정부 무기력화 될 것…받아들일 수 없다”강경 입장 -전문가 사이에서도 거부권 행사 득(得)ㆍ실(失) 의견 분분 -거부권 현실화 뒤 행정부 오만ㆍ독선 평가 나오면 레임덕 우려 -개정안 통과 총대 맨 건 김무성 아닌 유승민…‘당청 관계 이상 없을 것’ 전망도
[헤럴드경제=최상현ㆍ홍성원ㆍ장필수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시행령 수정권한을 국회가 갖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어, 실제 현실화했을 때 박 대통령이 얻을 득(得)과 실(失)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오는 5일께 개정안을 국회에서 넘겨받으면 15일 이내로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달 중순까진 이를 둘러싼 당청ㆍ친박(親朴)대 비박ㆍ여야간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돼 ‘6월 국회’에서 민생은 또 한 번 뒷전으로 밀릴 것으로 우려된다.
박 대통령의 심중은 일단 강경하다. 그는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국정은 결과적으로 마비상태가 되고 정부는 무기력화될 것이라며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달 29일 홍보수석을 통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데 이어 한층 수위를 높인 발언이다.
그러나 그가 실제 ‘액션’에 나설지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엇갈린 의견을 내놓는다.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안(재석의원 244명 중 찬성 211명ㆍ반대 11명)을 거부한다면, 행정부의 오만과 독선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독선이라는 얘기가 나오면 ‘레임덕’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회법 개정안 관련,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서 재의를 한다고 해도 박근혜 대통령의 뜻대로 처리될진 미지수란 점도 부담이다. 이미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211명에 달해서다.
그는 청와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면 곧바로 터뜨렸으면 됐을텐데, 홍보수석을 통해 검토의사를 내비친 건 (애드벌룬을)띄워 득실을 따지겠다는 의도”라며 “청와대가 가늠하긴 어려운 상황인데 쉽게 거부권 행사는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요한 건 여론의 추이인데, 행정부와 입법부 관계가 어그러지고, 당청 관계도 비뚤어지면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질 것이란 점을 청와대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사흘째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하고 있는 셈이어서 득실 따지기에 분주한 걸로 읽힌다. 민 대변인은 그러면서 개정안 문구와 관련, “강제성 유무에 대한 여야의 입장부터 먼저 통일돼야 한다”고 했다. 거부권 행사를 했을 경우 전개될 최악의 국면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입장을 내보인 걸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라는 ‘정면돌파’를 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개정된 국회법이 일단 위헌이라는 전제를 깐 측에서 하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목표인 경제활성화를 위해선 ‘수족’같은 행정입법이 필수적인데, 이를 두고 국회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도록 놔둘 수 없을 것이라는 차원에서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박 대통령 본인 입장에선 아무 것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고 대통령은 그나마 자신의 업적으로 챙길 수 있는 것마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청 관계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개정안을 통과에 총대를 맨 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당권을 쥐고 있는 김무성 당 대표의 ‘스탠스’는 다소 어정쩡한 걸로 분석된다는 게 이유다. 김무성 대표는 개정안 통과 때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한 발 뒤로 빠져 있었다. 신율 교수는 “유승민 원내대표는 당내 세력이 김 대표에 비해 미미해 당청 갈등이 크게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만간 진행될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미적거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황 후보자는 병역문제가 걸려 있어 청문회는 어차피 야당에 밀리게 돼 있다”며 “청와대는 청문회에서 막혀도 개정안 거부권에 대해 밀려선 안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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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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