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ㆍ이혜원 인턴기자]회사를 등록하러 가는 길이었다. 두 창업자는 그때까지도 회사이름을 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다리 하나를 목격했다. 모두가 ‘실현 불가능한 꿈’이라 말했던 다리다.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둘은 다리가 소재한 도시에서 이름을 따와 ‘시스코(CISCO)’라 지었다. 짐작하듯 이들이 영감을 얻은 다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다.

세계적 회사를 세운 창업자들은 지명이나 장소에서 회사 이름을 본떠 사업 비전을 드러내기도 했다.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인 시스코를 세운 레오나르드 보작(Leonard Bosack)과 샌디 러너(Sandy Lerner)는 새 회사가 금문교처럼 불가능을 실현시키길 바랐다. 금문교가 위치한 도시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의 뒷글자를 따 이름을 지었고, 금문교를 상징하는 그림을 로고로 삼았다.

홍콩 CKH홀딩스의 전신인 청쿵그룹을 세운 리카싱도 이름에 비전을 담았다. 청쿵(長江ㆍ장강)은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을 가리키는 중국어(광둥어) 이름이다. 수많은 물줄기가 만나는 이 강처럼, 사람들의 시너지로 청쿵그룹이 홍콩에서 가장 큰 회사로 성장하길 바랐다. 그 비전 때문일까. 청쿵그룹을 설립한 지 30여년 후 리카싱은 자산 286억달러(약 32조원)로 홍콩 제1의 부호가 됐다.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Amazon)의 초기 이름은 ‘카다브라(Cadabra)’였다. 이름이 ‘시체(cadaver)’를 연상시키자 창립자 제프 베조스는 개명을 결심한다. 이미 많은 경쟁업체가 있었던 사업 초기, 관심을 끌 수 있는 강력한 이름을 원했다. 사전에서 아마존을 발견하자 무릎을 쳤다. 남미의 강이 이국적인 느낌을 주듯, 그의 회사도 소비자에게 색다르게 다가가길 바랐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강 중 하나인 아마존처럼 회사가 크게 성장하리라는 목표도 있었다.

그래픽 소프트웨어 제작업체 어도비(Adobe)의 이름은 비교적 소박하다. 존 워녹(John Warnock)과 찰스 게스케(Charles Geschke) 어도비 창립자는 집 근처 개울에서 회사 이름을 땄다. 사업 초기 둘은 우연히 서로 어도비강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개울 이름을 회사명으로 정했다. 강이 두 집을 연결하듯 두 창업자가 합심해 사업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름으로 지역사랑을 나타내기도 했다. BMW를 세운 프란츠 요세프 포프(Franz Josef popp)는 1916년 독일 뮌헨에 BMW의 전신인 BFW를 세우고 이듬해 ‘바이에른 자동차 공장’이란 뜻의 BMW(Bayerische Motoren-Werke)로 이름을 변경했다. BMW 본사의 행정구역인 바이에른주(州)에서 딴 것이다. BMW의 로고도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기(旗) 문양이다. 로고의 흰색과 하늘색은 바이에른의 푸른 하늘을 상징한다.

노키아도 지역명에서 유래했다. 제지회사로 사업을 시작한 프레드릭 이데스탐(Fredrik Idestam) 노키아 창립자는 두번째 제분소를 세운 노키아강(Nokianvirta) 언덕을 회사 이름으로 삼았다

사무ㆍ의료ㆍ보안제품 제조사인 3M의 창업자 헨리 브라이언 등 5명은 사업을 시작한 미네소타주(州)를 회사 이름에 넣었다. 3M은 ‘미네소타광산제조회사(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의 앞글자를 따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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