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이혜원 인턴기자]아시아의 큰 손이 한국 전자상거래까지 잡았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과 쿠팡의 이야기다. 지난 3일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 우리돈 1조10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쿠팡의 미국 지주회사인 포워드벤처스의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쿠팡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1년간 한국 스타트업 기업이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모두 합치면 6억3600만달러인 것에 견주면 상당한 규모다. 세계 기준으로도 우버 28억달러, 샤오미 11억달러에 이어 3번째로 큰 단일투자 규모다.
쿠팡은 손 회장이 투자한 첫 번째 전자상거래 기업이 아니다. 소프트뱅크는 15년 전부터 e커머스(e-commerce) 시장에 주목해왔다. 중국이 시작이었다. 2000년 중국 알리바바에 2000만 달러(약 220억원)를 투자했다. 알리바바 창립 1년만이었다. 알리바바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손 회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해 뉴욕증시 상장으로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이 266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소프트뱅크의 지분(37%)도 약 60조원까지 급등했다. 작년 10월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스냅딜에 6억 2700만달러를, 지난 3월 인도네시아 토코피디아에 1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손 회장의 아시아 e커머스 진출 영역은 확장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쿠팡을 선택한 배경에는 서비스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는 전세계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고 각 영역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혁신적인 사업가들을 지원함으로써 성장하고자 한다”며 “쿠팡이 e커머스를 더욱 혁신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라며 투자 이유를 밝혔다. 쿠팡은 작년 2월부터 새로운 배송 시스템인 ‘로켓배송서비스’을 구축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큰 변혁을 가져왔다.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 1000명을 고용하면서, 신속하고 친절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자상거래의 최종만족도가 배송에서 갈린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배우겸 어니스트 컴퍼니 공동 창립자인 제시카 알바도 지난 28일 어니스트의 한국 론칭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쿠팡을 사업 파트너로 선정한 이유 중 하나로 ‘로켓배송서비스’를 꼽았다.
상담서비스에도 주목했다. 쿠팡은 2011년 상담직원 100여 명을 고용해 업계 최초로 연중무휴 콜센터를 열었다. “당장의 이익을 내는 것보다 충성고객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철학 때문이었다. 또한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해 소비자가 편리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쿠팡 거래액 중 70% 이상은 모바일에서 이뤄졌다.
쿠팡안팎에서는 이번에 투자받은 돈으로 앞으로 어떤 사업을 전개시킬 지 주목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 대표가 그리는 새로운 그림과 이에 대한 손 회장의 안목이 합쳐서 만들어낼 뭔가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다.
“실패 확률이 30%만 돼도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다”는 손 회장이 중국, 인도 등에 이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까지 진출하면서 e커머스의 전망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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