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우리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나 고용과 함께 수출이 둔화돼 생산 및 투자 회복이 다소 지체되는 모습이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대내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엔화 약세, 세계경제 회복세 지연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기획재정부가 9일 펴낸 ‘6월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로 낮은 수준이지만 소매판매가 늘면서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5월 중 소비자물가는 저유가, 도시가스요금 인하 등 공급측 요인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0.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8%를 기록한뒤 6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

다만,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1% 올라 5개월 연속 2%대 상승세를 지속했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6%,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했다.

4월 소매판매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0.5%), 의복 등 준내구재(3.3%),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5%) 판매가 모두 증가하면서 지난달보다 1.6% 올랐다. 특히 5월 들어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매출이 오르고, 카드 국내승인액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반면, 4월 중 고용시장은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농림어업 취업자가 크게 감소하며 취업자가 전년동월대비 21만6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취업자는 지난해 3분기 51만7000명에서 4분기 42만2000명, 올해 1분기 35만4000명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수출 감소폭도 확대되면서 생산과 투자도 여전히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5월중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 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10.9% 감소한 423억9000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 3월 -4.5%, 4월 -8% 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15.3% 감소한 360억7000달러였고,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63억2000달러로 4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4월 광공업생산은 자동차, 통신, 반도체 등에서 증가했지만 기타운송장비, 금속 가공, 석유정제, 화학 등에서 줄어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줄어 전월대비 0.8%, 건설투자도 건축공사, 토목공사 모두 줄면서 전월대비 2.6% 각각 감소했다.

아울러 정부는 최근 메르스로 인해 대내 불확실성이 커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내수에 악영향이 끼칠 것을 우려했다. 또 엔화 약세에 따른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 미국,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세계 경제 회복세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대외 불확실성도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메르스 조기종식을 위해 범정부적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소비ㆍ서비스업 등 분야별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 대응책을 신속히 마련할 계획”이라며 “대외적 충격에 대한 선제적 시장안정 노력과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