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장필수 기자]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때문에 생긴 ‘황교안법’이 또다시 청문회 발목을 잡고 있다. 황교안법은 황 후보자가 장관 청문회 당시 수임 내역 자료 제출을 거부한 데 따라 생긴 법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황 후보자가 일부 수임 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황교안법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은 “오늘이 폭풍전야”라며 자료 제출 여부에 따라 청문회 파행까지 예고했다.
자문사건 비공개가 핵심이다. 여당은 현행 법상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야당은 예민한 사항마다 자문사건이란 이유로 비공개하는 법조윤리협의회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발한다. 청문회를 계기로 황교안법 개정 논의도 불가피해졌다. ‘버티기 전략’으로 일관하는 황 후보자는 청문회마다 ‘황교안법’을 계속 만들어내는 셈이다.
황 후보자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소위 19금(禁) 사건이다. 변호사 시절 수임내역 중 19건을 공개하지 않는데 따른 논란이다. 황교안법에 따라 자료 제출 의무를 진 법조윤리협의회는 이와 관련, “자문사건이라 공개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비공개했다.
야당은 청문회 불참까지 경고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일단 청문회를 시작하되 오후 4시까지 까지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자료 제출이 안되면 청문회 불참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오늘이 폭풍전야라 보면 된다”고 밝혔다. 자료 제출 여부에 따라 청문회 보이콧까지 강행하겠다는 의지다.
청문회는 자문사건 공개 여부로 포문을 열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문회에서 “황교안법을 황 후보자 스스로 희롱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황 후보자의 방패로 법조윤리협의회가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자문사건이라 판단한 근거만 알 수 있도록 비공개로 열람을 요구했고 여당도 이에 합의했다”며 “자료 제출부터 19건을 지운 채 보냈고, 계속 해명이 바뀌니 법조윤리협의회의 결정을 믿기 어려워 자문사건인지 여부만 확인하겠다는 것인데 비공개 열람조차 거부한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법조윤리협의회가 논란을 자초만 측면도 크다. 수임 내역 자료로 119건을 보내면서 그 중 19건의 내용을 지운 채 보냈고, 비공개 이유를 두고 업무활동 내역, 추후 자문사건이기 때문이라고 해명을 이어갔다. 은 의원은 “업무활동 내에 자문사건이 포함되는 건 맞지만 애초 119건을 제출하면서 19건을 지워서 보낸 것부터가 문제”라며 “정말 비공개였다면 처음부터 100건만 보냈어야 했다. 지워서 보냈다면 비공개라도 최소한 그게 무엇인지 입증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여당은 현행 법 상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자문사건 비공개 원칙에 문제가 있다는 건 이미 황 후보자도 인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말 자문사건도 공개 대상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제출했고,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황 후보자가 장관 시절에 법무부가 이 법안을 제출했다. 본인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낸 것“이라며 “황 후보자가 직접 개정안까지 낸 입장에서 일부러 자료를 감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상황에서 법조윤리협의회가 예외적으로 볼 수 있도록 법이 허락해준 것이고 그 내용을 공개하면 처벌받도록 규정했다”며 “현행 법상으론 법조윤리협의회의의 양심을 믿어줘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계류 중인 개정안이 빨리 통과해야지, 국회에서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서 무작정 공개하라고 법조윤리협의회를 강요할 순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금 논란을 비롯, 황 후보자 측은 이날까지도 의원회 의결 자료 중 절반(51.3%)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야당은 변호사 수임내역 논란 외에도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인한 병역 면제, 역사관 및 종교적 편향성, 법무부 장관 시절 국정원 댓글사건, 아파트 다운계약서 논란 등을 제기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황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인사청문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새누리당은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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