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전윤희 기자] 영화 ‘베를린’(2012) 이후 3년 만. 누구보다 예의 바르고 유쾌한 지누로 돌아왔다. ‘나의 절친 악당들’ 속 지누는 비주얼은 물론 행동 하나하나까지 류승범 그 자체를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이쯤되면 류승범이 지누인지, 지누가 류승범인지 헷갈릴 정도다. “지누에게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지누를 통해서 닮고 싶어 했으니까 영향을 받으려고요. 닮고자 하는 부분이 일정 부분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지누는 제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지누에게 강렬히 받은 인상은 심플한 사람이에요. 꼬여있음이 없잖아요. 콤플렉스도 없고. 배려하고 사람 이야기 듣고 자기 결정보다 남의 결정을 존중하는 사람, 항상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자기보다 다른 사람이 우선. 그런 부분들이 그런 친구 같아 보였어요. 지금 현실 안에서는 이 친구가 좀 그런 사람들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는데 그런 사람 필요하잖아요. 좋은 사람 아닌가요? 리더만 원하는데 서포트가 없는 리더가 무슨 필요가 있어요. 인간적으로 강하고 리더십있고 이런 사람도 좋지만 편안하고 사랑할 줄 알고 배려하고…. 이런 게 좋아 보이더라고요”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은 의문의 돈가방을 손에 넣은 지누(류승범 분)와 나미(고준희 분)가 위험천만한 상황 앞에서 진짜 악당이 되기로 결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언제나 유쾌함을 잃지 않는 남자 지누와 거침없고 와일드한 여자 나미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캐릭터. 특히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존중하며 나미를 보살펴주는 유쾌한 남자 지누는 사랑스러운 괴짜다.

“개인적으로 ‘나의 절친 악당들’을 결정하고 나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약속한 게 ‘연기를 참는 거’였어요. 진짜 힘든 에너지일 수 있는데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에너지도 들지만 연기자에게 연기를 하지 말라는 차가운 칼날이 어디 있겠어요. 그 레이스였죠. 그 연기를 하는 것? 되게 힘들었어요. 이런 것들은 숨겨진 작업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박수를 줄 수밖에 없어요(웃음). 영화나 미술은 보이는 것에 박수를 주기 때문에 이번엔 저 스스로 해냈기 때문에 작업을 잘 해냈다고 생각해요” “캐릭터와 맞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지누가 한 발 물러 서 있어서 배려하는 캐릭터이니까 덕분에 잘 스무스하게 시간을 보내왔잖아요. 많이 고독하지 않게. 임상수 감독님이 가끔 현장에서 슥 오셔서 어깨동무해주시면서 ‘많이 힘들죠?’라고 하세요. 경주마 묶어놓는 거니까. 그래서 ‘감독님이 묶어놓으셨잖아요’하면 웃으세요. 감독님은 아시는 분이죠.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 지누와 비슷해요. 존칭하시고 배려하시고 뒤에서 생각하시고…. 참 멋있는 분이고 존경할 수 있는 분인 것 같아요” 작품을 하지 않는 동안 류승범은 한국에서 생활을 접고 프랑스로 갔다. 트렁크 가방 두 개만 들고 택한 프랑스행은 류승범의 생각을 많이 변화시켰다.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영화라는 게 내가 죽어도 그 영화는 남고 누군가 볼 수 있잖아요? ‘엄청난 기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선택이 신중해지고 그러던 차에 청춘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을 만나게 된거죠. 청춘이라는 게 꼭 나이는 아니지만 그런 영화를 지금 이 상태에서 기록해두면 굉장히 의미가 있겠다는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지누라는 캐릭터를 통해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에 ‘지누를 만나러 가자’ 했죠”

“작품을 선택하거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영향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영향인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과정이니까. 답이 있으면 ‘이렇다’ 던질 텐데 그냥 새로운 과정 속에 지내고 있으니까 그냥 아직까지 몸을 맡기고 이렇게 마음을 열고 지내는 것 같아요. 개인에게 영향을 주니까 ‘배우가 변하면 배역도 변하게 될 수 있다’는 말이 뇌리에 스치는 말이네요. 역할 때문에 변하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배우들이 어떤 역할을…. 故히스레저 같은 경우도 역할에 영향을 너무 많이 받은 거 잖아요. 그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요, 배우들에게는. 배우의 변화로 시간이 지나서 자기가 연출도 하게 되고 변화들이 생기잖아요. 그런 건 어떻게 보면 삶과 배우라는 직업이 일정부분 맞닿아있는 것 같아요. 배우를 직업적으로만 보지 않아요” 처음부터 프랑스 파리를 정한 건 아니었다. 또 그 곳에 정착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유로운 여행 중이다. “프랑스에 있게 된 게, 프랑스를 정하고 간 건 아니고 지금 역시 어디를 정한 건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여행 중이라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어떤 것이 나와 잘 만날 수 있을까 궁금해지는 곳도 사람들도 많아요. 궁금한 음식도 많아지고, 여러 가지 궁금한 자연도 많아지고, 지금은 프랑스에서 지내고 있지만 정착지라고 말씀드리기에는 이른 것 같아요. 지낸 시간이 길지도 않고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기간을 잡을 수 없어요. 가보고 싶은 데가 점점 생기더라고요. 가다보면 그래도 조금 지내보고 싶어요. 지내봐야 느껴지고 생각해볼 수 있는 게 생기니까. 관광하고 겉으로 보면서도 좋은 걸 많이 얻을 수 있지만 혼자 다니는 여행이니까요. 누구랑 같이 있으면 사진도 있고 추억을 만드는 여행이 되는데 혼자 다니니까 추억도 좋지만 삶들, 그 안에 그걸 못 느끼면 외로워지더라고요. 삶으로 들어가서 친구도 사귀고 해야 하니까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계획들이 길어지네요”프랑스 생활 이후 3년 만에 지누가 돼 돌아온 류승범은 한결 가벼워지고 편안해진 듯하다. 연기를 참는 편안한 모습의 류승범도 좋지만, 그야말로 ‘미친 연기력’을 선보이는 류승범도 빨리 만나고 싶다. “다음 작품이요? 항상 열어두고 있어요. 좋은 작품이 저를 ‘가자’ 하면 언제든! 일 하러 가는 건 아니니까 언제든 열려 있어요. 너무 감사드리는 건 여기는 언제든 올 수 있는 곳이잖아요, 일이 아니더라도. 그거에 대한 감사도 있는 곳이고 친구도 있고 항상 열려 있는 데죠. 좋은 작업을 하고 싶으니까 신중하게 선택하다보니 시간이 지연되는 것 같아요. 포인트는 정해놓지 않고 기준 같은 건 없어요”(사진=휠므빠말 제공)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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