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22일 “오는 25일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처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회의는 매주 화요일 열리지만 이번 주 화요일인 23일에는 교육ㆍ사회ㆍ문화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다. 국무위원인 대부분의 부처 장관들이 국회로 출석해야 하기 때문에 개최가 어려워 25일로 미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 때 다음 주 화요일인 30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이번 주 처리하는 방식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거부권 행사 시점을 최대한 늦추겠다던 청와대의 입장이 돌아선 것은 박 대통령의 확고한 ‘수용 불가’ 방침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까지 진행되는 대정부질문이 끝나자마자 바로 국무회의를 소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는 앞서 15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중재하고 여야가 합의해 정부로 이송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글자 한 글자 고친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거부권 행사를 강력 시사했다.
국회법 개정안이 시행령 등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ㆍ변경 ‘요구’를 ‘요청’으로 조정하면서 강제성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불만족스럽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조기 거부권 행사로 선회한 데에는 국회 재의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계산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헌법에 따라 국회 재의에 부치게 돼 있는데, 재의 요구안이 본회의에 상정된다고 해도 160석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본회의에 불참하면 본회의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근 국회법 개정안에 다수의 헌법학자가 위헌성이 있다는 의견을 보인다며 정부가 입장을 취하면 그에 맞출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메르스 초기대응 실패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국회법 개정안 정국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박 대통령은 더욱 무거운 짐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청와대는 25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될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메르스 대응 및 가뭄극복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25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재의 요구안이 논의될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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