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 재정이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만성적인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쇼크 등에 따른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편성키로 하면서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을 보면 올들어 4월까지 재정수지는 22조원 적자를 기록했고, 중앙정부 채무는 작년말보다 26조2000억원 늘어난 529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국채발행 잔액은 524조1000억원으로 작년말보다 26조원 늘었다.
기재부는 국고채 상환이 연중 4회(매 분기 마지막 달) 이루어지기 때문에 4월에는 국가채무가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세수 기반이 약화되는 가운데 확장적 재정정책과 추경 등으로 적자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수입은 소득세와 법인세 등의 호조로 올들어 지난 4월까지는 호조세를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메르스 쇼크로 인한 소비부진 등으로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올해도 최소한 6조~7조원 규모의 세입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재정수지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43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2010년에는 13조원으로 줄었으나 이후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재정적자 규모가 2012년 17조4000억원에서 2013년엔 21조1000억원, 지난해에는 29조5000억원에 달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도별 재정적자 비율은 2011년 1%에서 2012년 1.3%, 2013년엔 1.5%, 지난해엔 2%로 높아졌다.
이러한 재정적자 누적은 국가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채를 포함한 중앙정부 채무는 2000년대 말 이후 3년에 100조원씩 급증하는 등 브레이크가 풀린 듯한 모습이다. 중앙정부 채무는 2009년 346조원으로 300조원을 넘어섰고 이후 2년만인 2011년 402조원으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다시 3년만인 지난해 503조원에 달했고, 올들어서는 4월말 현재 530조원에 육박한 상태다.
정부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나 국가채무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 비해 낮은 등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동시에 경제활성화를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고, 재정 여력도 아직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의 누적은 향후 경제운용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장은 정부 부채를 늘려가면서 소폭이나마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경제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누적 적자가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장기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재정마저 악화돼 있을 경우 경기를 진작할 수단을 상실하는 최악의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때문에 재정을 통한 경기활성화를 추진하더라도 단기적 효과보다는 지속가능성 여부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경제전반의 생산성 향상과 구조개혁을 반드시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경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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