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일소주 인기 겹쳐 작년 주정판매량 160여만드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
서민의 희로애락과 늘 같이 하는 소주. 삶에 지쳐 울컥할때도, 위안을 받고 싶을때 항상 찾게 되는 서민 술의 대명사 소주. 그래서인지 불경기가 되면 더욱 더 그리워지면서 서민 술자리나 식탁에 올려지는 소주.
경기불황에다 최근 과일소주의 인기가 겹치면서 소주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소주업계가 웃음꽃을 피우고있다. 하지만 이에 못잖게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곳이 있다. 바로 주정업계다.
주정업계는 바로 소주 원료인 주정(酒精)을 만드는 업체들이다. 주정은 각종 알코올음료 속에 함유돼 있는 것으로, 에틸알코올(ethyl alcoholㆍethanol)이라고도 한다. 보통 알코올이라고 하면 이 에탄올을 가리킨다.
메르스 등으로 경기가 주춤한 영향도 있지만, 올해 새롭게 출시된 과일 소주에 대한 인기가 겹치면서 소주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모습이다. 소주가 잘 팔리면 주정도 수요가 덩달아 증가하는 것이 현실. 이에 주정업계도 표정관리를 할 정도로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일 국내 주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정 판매량은 160만1064드럼(1드럼=200ℓ)에 이르렀다. 이는 전년(151만5950드럼)에 비해 6%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160만 드럼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주정 판매량이 160만5988드럼에 이르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힘들어 한 서민들이 많았고, 그만큼 소주를 많이 찾았고, 이에 주정 판매량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역시 세월호 침몰 사고 등의 여파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소주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주정이 소주의 원료로 사용되는 까닭에 불경기에 판매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데이터로도 명확히 입증된다. 연간 110만드럼 수준이던 판매량은 IMF 외환위기 이후 급증하면서 1999년에 140만드럼을 넘어섰으며, 카드 대란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에 160만 드럼을 넘었다. 이후 150만 선에서 등락을 지속하다 지난해 다시금 160만 드럼을 넘어선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올해 주정업체들의 1분기 매출 추이를 볼 때 사상 최대치 기록이 다시 세워질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국내 1위 주정업체인 진로발효의 경우 1분기 매출이 215억원에 이르며, 전년 동기대비 5%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1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MH에탄올 역시 올해 1분기 6% 선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로부터 주정을 공급받는 하이트진로나 롯데칠성음료 역시 지난 1분기 각각 4.3%, 6.3%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박도제 기자/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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