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국회법 거부권 정국으로 불거진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새누리당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중진연석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친박(친박근혜)계와 이에 반대하는 비박계가 날카롭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당내 갈등이 정쟁으로 비추는 걸 피하기 위함이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회의는 김무성 대표가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30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엄중한 시기에 자숙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함구령’을 내린 바 있다. 김 대표는 “당분간 언론 인터뷰를 삼가 달라”며 “자칫 좋은 뜻이 전달 과정에서 왜곡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여러분이 사랑하는 새누리당이 입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김을동ㆍ김태호ㆍ이인제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또 비박계 중진인 이재오ㆍ정병국 의원이 자리한 반면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ㆍ이정현 최고위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정병국 의원은 이날 비공개회의에 대해 “어차피 다 이야기 나올텐데…”라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국회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 “글자 하나에 그쳤을 뿐이니 어쩌느니 하는 식으로 입법부를 비아냥거리는 것은 사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친박계를 비판해왔다.
친박계와 비박계가 확전을 자제하며 계파 갈등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휴전’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 대표가 당 화합을 강조하며 입단속에 나섰지만 여당 내 계파갈등은 속으로 곪아 터질 만큼 곪았다는 평가다.
또 유 원내대표의 결단을 기다리는 것 외엔 다른 방법도 없다는 게 갈등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현실적 이유다.
친박계는 지난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 사퇴를 매듭지으려 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그렇다고 해서 의원총회를 열어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할 수도 없다. 의원 수에서 열세인 친박계 입장에선 유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받을 경우 되레 박 대통령에게 치명상을 입히게 된다. 친박계는 자질론과 국회 파행 책임을 거론하며 여론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박계 입장에서도 의총 개최는 달갑지 않은 선택지다. 당청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친박계가 계속 여론전에 나설 경우 전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유 원내대표는 여전히 자신의 거취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다만 친박계와의 ‘이상 기류’는 계속 감지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추가경정 예산 관련 당정협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추경 관련 당정은 관례적으로 원내대표가 아닌 정책위의장이 주재한다”고 설명했지만 친박 핵심인 최경환 부총리와 대면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또 일각에선 청와대와 친박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유 원내대표를 당정이나 당정청 회의에서 아예 배제하려는 정부 측 의도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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