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연기 이어 가스 끊을수도 최악 상황땐 크림반도 무력충돌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앞마당’으로, 유럽과 바로 마주보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수송관을 통해 유럽 전역으로 수송된다는 점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과거 소련권 핵심국가로 푸틴의 ‘유라시아 연합’에 속해있던 우크라이나가 자칫 유고슬라비아처럼 친러와 반러로 분열될 경우 푸틴의 국내 지지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

국제사회는 푸틴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지원ㆍ가스공급 ‘중단’ 초강수?=야누코비치 퇴출로 우크라이나 내부 친러 세력의 붕괴가 현실화되면, 러시아는 경제 지원 중단으로 맞설 수 있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여있는 우크라이나는 국제 사회의 차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지난 2009년에도 그루지야 탄압에 비판한 우크라이나에 대해 일방적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끊는 방식으로 보복 외교를 감행한 선례가 있어, 이 같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2차분(20억달러) 차관 지원을 무기한 연기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 천연가스 가격을 인하해주는 혜택도 중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야누코비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총 15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가를 30% 이상 인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군사 충돌 가능성은…=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중심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야권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질 수도 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까지 러시아 영토였던 크림반도에는 러시아계 주민이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 해군 2만5000여명의 병력이 주둔해있는 곳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2042년까지 크림반도를 군사기지로 이용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따라 현지 군사기지와 러시아계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 개입도 불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개입하면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앞서 러시아의 한 고위 관리는 21일 FT에 “만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서 떨어져 나가면 전쟁이 발생할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 그루지아에서 했던 것처럼 러시아계 주민과 군사기지 보호를 위해 병력을 파견할 것이며, 그렇게 하면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크림반도 내부에서 야권에 대한 불만이 점차 고조됨에 따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