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 예측 기관이 2%대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단계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성장의 질곡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성장 동인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합계 출산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다. 2017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다. 세계은행 분석에 따르면 2040년에는 15% 감소할 전망이다. 2012년 평균 수명이 81세를 넘어섰고, 2030년 이후에는 지구촌에서 가장 고령화된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49세, 핵심생산인구 비중도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인구절벽이 우리나라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양상이다.

인구절벽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저활용되고 있는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은 2013년 기준 53.9%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OECD 평균(53.4%)보다도 낮다. 주요 선진국은 여성의 높은 경제활동 참가율에 힘입어 고용률 70%의 목표를 달성했다.

미국은 여성의 활발한 고용 시장 진출 덕에 1980~2000년대 노동력 부족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우머노믹스(womanomics)를 아베노믹스의 핵심 아젠다로 설정하고 여성 고용 기회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2006년 말 대비 7% 줄어, 고령화의 충격이 거세지고 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은 결과 지난해 말 여성 고용률이 사상 최대인 67%까지 늘어났다. 30% 선인 경력 단절 여성의 직장 복귀율도 계속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성 활동 촉진에 관한 법’ 제정에도 나서고 있다.

여성의 고용 기회 증대는 여러가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자본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 노사발전재단의 실태조사 결과도 기업 성과와 성(性) 다양성 간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협조적이고 개방적 사고를 갖고 있어 기업환경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는 노력이 시급하다. IBK기업은행의 권선주 행장, 펩시콜라의 안드라 누이, GM의 메리 바라 등이 유리천장을 깬 대표적 여성 경영인이다. 세계 4대 회계법인의 하나인 KPMG의 린 도티 최고경영자(CEO)는 여성은 ‘결과 지향적이고 타인에 동기부여를 잘하며 팀워크를 구축하는데 강점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과의 로빈 엘리 교수에 따르면 많은 여성이 자신의 커리어 향상이 가족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며 소극적 자세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현실의 유리천장은 두텁다. ‘회의실 분위기를 밝게 하되 너무 튀지 마라’는 유명한 미국 기업의 경구도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4 남녀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17위다. 미국 금융 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선정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19.2%에 그치고 있다. 유럽 610개 대기업의 18%, 중국 300대 대기업의 10% 미만이 여성이다.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2% 수준이다.

여성의 경력 단절이 최소화돼야 한다. 임신ㆍ출산에 따른 경력 단절이 이뤄지지 않도록 사전 방지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부모 육아휴직제, 근로시간 단축제 등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이나 근로시간 단축제 활용 비율이 특히 낮다고 한다. 1.4%에 머무르고 있는 경력 단절 여성 210만명에 대한 재교육 비율도 보다 올려야 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최근 기업마다 ‘워킹맘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사례다. 유연근무제, 시간제 일자리 등 고용 유연화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 유연한 근무 환경이야말로 여성의 직장 복귀를 촉진하는 가장 유용한 대안이다. ‘유연성 제고→여성 고용 확대→임금 격차 완화’ 같은 선순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성이야말로 경제의 신성장동력’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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