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마약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불법 마약 거래가 성행하고 마약의 국내 유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엔 마약을 투약한 상태에서 이유 없이 흉기를 휘두르거나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환각 상태에서 난동을 부린 송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께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 들어가 갑자기 욕설을 하는 등 환각 상태에서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송씨는 현장에 주사기를 흘리기도 했다. 경찰은 “송씨가 마약에서 깨어나지 못해 조사 과정에서 한참이나 횡설수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선 김모(24)씨가 마약에 취한 가운데 여자 목욕탕 탈의실에 들어가 “누가 날 죽이려 한다”며 소리치며 수십 분간 난동을 부린 사건도 있었다. 조사 결과 김씨는 한 모텔에서 주사기로 히로뽕을 투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6일 대구에선 마약에 취해 지나가는 차량에 각목을 던지는 등 차량 여러 대를 파손시킨 A(57)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검사 결과 필로폰의 일종인 메스암페타민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경찰은 올해 1∼5월 마약사범 2438명을 검거했는데 이는 전년동기(2108명) 대비 15.7%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 거래는 크게 늘어난 양상을 보였다. 올해 1∼5월 인터넷을 이용해 마약을 판매ㆍ구매했다가 붙잡힌 마약사범은 모두 518명이다. 이는 작년같은기간(202명)에 비해 2배 넘게 급증한규모다.

마약의 국내 유입량 자체도 크게 늘고 있다.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올해 1∼3월 화물을 이용해 밀반입된 마약류 3.6t(시가 36억 상당)을 적발했다. 이는 전년동기(5.4㎏)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보통 UN은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이 20명 이하일 경우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 인구수(약 5000만명)를 감안하면 마약사범이 1만명 이하여야 청정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사범은 9700여명으로, 청정국 지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더 이상 마약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