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팰리스’ 현대 ‘더에이치’등 대형사 최고급 브랜드로 차별화 호반건설 ‘호반베르디움’ 등 중견건설사 인지도 급등 호황

“쿠오바디스, 아파트 브랜드여….”

아파트 브랜드들이 안갯속 부동산시장 전망에 따라 혼선을 빚으며 제각각의 길을 가고 있다. 당장은 분양시장 호황이라곤 하지만, 장기적인 방향성을 장담 못하는 일부 대형 건설사 아파트들은 최고급 브랜드를 새로 선보이며 차별화를 기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형사들이 대거 주택사업을 접은 틈을 타고 2~3년전부터 시장에 미리 진입해 알짜 분양물량을 대거 확보한 중견 건설사들은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가 급등하며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시장 변화에 재빨리 대처하지 못한 다수의 주택업체들은 브랜드의 추락을 목도하고 있다. 주택사업에서 더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거나 주택사업을 아예 접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불황과 호황이 겹쳐 나타나는 극도의 혼란기인 셈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7~8년만에 찾아온 최대의 아파트 분양 호황기를 맞아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들어 그동안 써왔던 래미안 브랜드에 한층 고급화된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아파트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 기억을 되살려 올해 분양한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 ‘팰리스’라는 이름을 넣고 있다. 래미안 브랜드를 유지하되, 부자동네에 팰리스 전략을 가동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3월 분양한 광진구 자양4구역 재개발 단지는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로 선보여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1.8대 1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13년 말 분양한 대치동 청실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분양 당시 명칭이 대치청실래미안이었지만 최근 입주를 앞두고 래미안대치팰리스로 이름을 바꿨다.

분양시장에 불황과 호황이 겹치는 혼란기에 대형사, 중견사 등의 아파트 브랜드 전략이 제각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 전경, 아크로리버파크 투시도, 호반베르디움 모델하우스 전경.
분양시장에 불황과 호황이 겹치는 혼란기에 대형사, 중견사 등의 아파트 브랜드 전략이 제각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 전경, 아크로리버파크 투시도, 호반베르디움 모델하우스 전경.

현대건설은 지난달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삼호가든3차 재건축 수주를 위해 기존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한층 고급화한 더에이치를 내놓으며 승부수를 띄웠다.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으로 유명한 대림산업은 그동안 일반 아파트(e편한세상), 주상복합(아크로 ) 등으로 브랜드 이원화 전략을 펴왔다. 그러나 지난 2013년말 분양한 신반포 한신1차 재건축단지(아크로리버파크)부터 ‘아크로’를 e편한세상보다 고급화된 브랜드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논현동 경복아파트 재건축 역시 아크로힐스 논현으로 명명됐다.

지난 수년간 분양시장 침체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소극적 행보를 보일 때 틈새를 공략하며 성공 신화를 쓴 일부 중견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 가치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호반건설(호반베르디움), 반도건설(유보라), 중흥건설(S-클래스) 등이 대표적으로, 한때 분양시장에서 중소 브랜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대형사 브랜드의 입지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반면 국내 주택업계를 풍미했던 전통 주택업체들 중 B사, S사, P사 등은 한때 대형사 못잖은 아파트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으나 장기간의 시장침체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런 기회를 틈타 건설업계에 진입하는 신흥 자본이 몰락하는 아파트 브랜드를 사들여 없어졌다가 다시 선보이는 브랜드들도 나타나고 있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