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올 해 철강업계 주주총회는 볼거리가 풍성하다. 일단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 등장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가 주총을 통해 차기 회장으로 본격 취임한다. 고 이운형 회장 작고 후 지난 해 경영 일선에 뛰어든 세아그룹 3세인 이태성 상무는 이번 주총에서 처음으로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워갈 전망이다. 권력 구조의 재편을 통한 세대교체도 이뤄진다. 정몽구 회장이 9년 만에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정의선 부회장에게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14일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주총을 연다. 이날 주총에서는 권 회장 내정자와 5명의 4명의 사내 이사 선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 24일 정기이사회에서 5명의 사내이사 중 4명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켐텍, 포스코플랜텍, 포스코엠텍, 포스코ICT, 포스코강판 등 포스코 상장계열사 6곳도 오는 17일 동시에 주총을 개최하고 신규 대표이사 등의 선임안을 의결한다. 포스코강판을 제외한 5곳의 수장이 교체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서 각종 선임안이 의결되면 ‘권오준 호’의 혁신경영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권 내정자를 포함한 새로운 경영진들이 재무구조개선 및 수익성 강화가 시급한 포스코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주총을 계기로 지배 구조의 변화가 예상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9년 만에 현대제철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이사회 내에서 정의선 부회장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오는 14일 열릴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정 회장 대신 재경본부장인 강학서 부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현대제철 측은 “제철사업은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돼 자동차 부문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정 부회장에게 철강부문을 넘겨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2년 현대제철 품질과 경영기획을 담당하며 등기임원에 선임, 이미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3고로 완공과 냉연부문 합병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마무리 되면서 올 해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시점이다. 이런 시기에 정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정 부회장의 역할을 키워주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아그룹도 오는 17일, 21일에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세아홀딩스, 세아특수강 등 상장계열사의 주총을 진행한다. 이번 주총은 세아그룹의 가족경영을 더욱 곤고히 하고 동시에 고 이운형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상무의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아홀딩스는 오는 21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략기획본부장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 상무가 그룹 내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세아홀딩스 전략기획본부장과 세아베스틸 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 상무는 이번 사내이사 선임을 계기로 그룹 승계를 위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이순형 회장의 위상도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은 이번 주총에서 이순형 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순형 회장은 형인 고 이운형 회장이 지난 해 3월 남미 출장 중 갑작스럽게 작고하면서 회장직을 맡았다. 승계가 급하게 이뤄지면서 상장사 4곳 중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은 미등기 임원 상태로 남아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은 이번 주총을 계기로 가족경영 체제를 더욱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사진설명>(왼쪽부터)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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