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 등 오너家 진흙탕 싸움에 황제식 경영도 여론 뭇매…이미지 실추 속 투명경영 계기 삼아야
“외형상은 국내 5위의 재벌이지만, 실상은 동네시장이나 슈퍼 경영 수준이다.”
“임직원 23만명인 롯데가 대기업 오너의 소유물인가.”
한 해 매출 83조원의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두 아들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폭로전이 연일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폭로전은 또다른 폭로를 낳고, 상상을 넘어서는 이야기로 막장 드라마의 시청률은 최고조로 올라가는 모습이다.
폭로전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시작했다. 신 전 부회장은 2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재계서열 5위 회장이 아버지에게 폭행당했다는 주장이 형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은 “교도소에 넣어라”고 해 롯데의 막장드라마는 최고 절정을 보여줬다. 신 총괄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신 전 부회장을 선임했다는 내용의 임명장과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직 해임 및 한국롯데 회장과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는 육성 녹음도 신 전 부회장이 폭로했다.
이에 신 회장 측도 즉각 폭로전에 동참(?)했다.
신 회장측은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에 대해 “신동주 체제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한 몫 떼 가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신 회장 측은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대목을 강조해 부자간의 씁쓸한 재산싸움으로 내비치고 있다.
이는 불투명하게 장막에 쌓여있는 기업 지배구조, 창업주의 자기마음대로식 독단적인 황제경영, 그룹 지배권을 둘러싸고 빚어지고있는 부자ㆍ형제ㆍ친족간 진흙탕 싸움 등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줄줄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졌던 신 총괄회장의 밀실 황제식 경영의 문제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난 달 27일 일본 도쿄(東京)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주요 임직원 10여명을 갑자기 불러 모아 손가락으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6명의 이름을 가리키며 해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일반적으로 등기임원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절차가 필요하지만 롯데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구두지시가 법 위에 군립했다는 방증을 해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황제식 경영행태에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재계 5위의 기업으로 외형적으로만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아직도 롯데는 봉건적인 경영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롯데를 신 씨 일가의 집성촌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번 형제간의 싸움이 롯데에서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신 총괄회장 본인도 동생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빚었다.
1958년 그는 자본금 150만원으로 롯데를 설립하면서 남동생들과 골고루 나눠 가졌다. 동생들에게 중요한 역할도 맡겼다.
그러나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을 제외하고는 둘째 동생 신춘호 농심 회장과 넷째 남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 등은 신 총괄회장과의 다툼으로 모두 회사를 떠났다.
신 총괄회장은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과도 법적 싸움을 했다. 신 사장의 남편 김기병 회장이 운영하는 롯데관광이 있는데 롯데그룹은 2007년 일본 관광대기업 JTB와 합착해 롯데JTB를 설립하면서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외형상은 국내 5위의 재벌이지만 실상 들여다 보면 동네시장이나 슈퍼 경영 수준”이라 비꼬았다. 또 ‘롯데는 사실상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국민 사이에 확산되고 있어 실제 인터넷 포털과 SNS 등에서 불매 운동까지 거론되며 거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형이든 동생이든 누가 이기든 롯데 이미지는 이미 추락했다”며 “롯데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명하고 보다 합리적인 경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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