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누가 뭐래도 내로라하는 선진국이다. 경제와 문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세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국가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게임에서도 독일 시장이 상당히 커다란 시장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 없다. 흔히들 유럽 최대 게임 시장으로 독일을 꼽는 것도 더이상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게임스컴이 잘 치러질 수 있는 것도 그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독일의 게임 시장을 관리하고 있는 기관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주한독일문화원의 주재로 독일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무역 협회(BIU)를 방문해 독일 게임시장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이 곳 BIU는 독일 지역에서 게임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을 회원으로 둔 협회다. 독일 전역의 게임 비즈니스에 대해 관리하고 정책을 도우며 통계를 내보내는 등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이 협회에는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업 25곳이 가입돼 있으며, 독일 게임 산업 매출 전체의 85%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 11일 BIU 본사에서 '톨슨 함돌프' 마케팅 및 마켓 리서치 부서 총괄과 '크리스틴 슐츠 그롯콥' PR 담당자를 만났다. 막 게임스컴을 끝내고 피곤한 상태에서 미팅을 하게 된 시점이었다. 35도를 넘나 드는 현지 날씨 탓에 서로 땀을 흘리면서 화끈한 인터뷰가 이뤄졌다.

독일 시장은 2014년 상반기(6개월 기준) 8억유로(우리돈 1조 2백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대비 약 6% 정도 성장했다. 이중 65%가 싱글플레이 나머지 35%정도가 온라인게임이다. 모바일 마켓도 이 통계에 포함돼 있다.

최근 이 시장의 화두는 '온라인게임'의 성장이다. 특히 인게임 결제(부분유료화) 콘텐츠가 지난해 대비 249%가까이 성장하면서 가장 큰 화두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는 정부 차원에서 부분유료화 시스템에 대해 날 선 공방이 오갈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톨슨 함돌프 총괄은 "무료 게임이라고 기업들이 말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무료가 아니라는 말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아직도 이 과제가 해결되지 않아 인 앱 결제 등과 같은 이야기로 상황을 풀어나가고 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는 크게 찾아볼 수 없는 논쟁이지만 독일 지역에서는 심각한 논쟁 주제 중 하나라고 한다.

크리스틴 PR 담당관은 독일에서도 게임 산업 자체를 놓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전통적으로 독일에서는 한 가지 일을 하면 항상 그로 인해 '이익(생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나, TV등은 문화를 즐기거나 정보를 얻는 일로 생산적인 콘텐츠로 생각하는 반면, 게임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있어 사회적인 논쟁이 일어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독일 전반에 토론 문화가 크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독일인들은 한가지 사안을 놓고 다각도로 관찰하면서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전문가들이 꾸준히 토론을 하면서 특장점을 분석하고 단점을 대비한 후에야 비로소 행동에 옮기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이로 인해 부분유료화가 토론의 주제로 오른 이상 상당히 긴 시간을 소비해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를 통해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결론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측면에서 독일 시장은 외국 개발자들이 서서히 합류하기 시작한 것도 큰 관심거리 중 하나다. 주로 러시아, 대한민국, 중국, 미국, 동부 유럽 등지에서 다양한 개발자들이 독일을 향해 몰려 들고 있고, 이들이 스타트업을 만들어 나가면서 시장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독일로 몰려드는 이유는 세제 해택 때문이다. 여기에 베를린 내부에서는 빌딩을 빌리는 값 또한 크게 비싸지 않다고 한다. 때문에 다양한 기업들이 독일로 몰려들면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한다. BIU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을 펴고 있다.

톨슨 총괄은 "정부 자체에서 이들을 위해 PF투자와 같은 자금을 준다거나 1조원 규모로 펀딩을 운영해 도움을 주는 등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전 세계에서 개발자들이 독일로 오고 있고 차세대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한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독일에는 직간접적으로 3만명이 게임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개발자나 퍼블리셔 뿐만 아니라 변호사, 교수 등을 비롯 다양한 분야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게임산업 종사자로 포함시킨 결과다. 한국인 개발자들도 점차 늘고 있으며, 프로그래머, 디자인, 유료화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 기술이 있다면 독일에서 취직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톨슨 총괄은 설명한다.

전반적으로 국내와 비슷한 환경이지만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바로 인터넷 속도다. 이 곳에서는 50메가를 받는데 1분이상 소요된다. 때문에 콘솔을 연결에서 한 번 업데이트를 받는데 3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오랜 시간 동안 다운로드를 받아야 하는 만큼 원할 때 게임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불편한 점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 만큼 한 번 게임을 다운로드 받은 뒤 최소 다음 게임을 받을 때까지는 그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 해야 하고, 이는 곧 한 게임당 최소 2~3시간은 투자한다는 결론이다. 적어도 한국과 비교해서 이 곧은 신중하게 게임을 고르는 나라인 것으로 보인다.

톰슨 총괄은 "한국에서 독일에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미디어를 활용하는 클래식 방안이나 바이럴 마케팅(타 유저를 초대해 베네핏을 주는 방식)을 진행하면서 마케팅을 하기를 추천한다"며 "독일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게임 기업이 있다면 언제든지 BIU를 방문해 달라"고 인사를 전했다.

독일 베를린 = 안일범 기자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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