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기자]제 1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가 한달 앞으로 다가 왔다. 대기업과 은행권이 최대주주로 나설 수 없어 제2금융권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대형 저축은행들은 9월 중 있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규모1위인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투자 결정이 아직 나지 않았고 이를 검토하기 위한 조직구성도 아직 없다"며 예비인가 신청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당초 SBI저축은행은 나카무라 히데오 대표가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이 있다"며 "좋은 파트너를 찾으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예비인가를 위한 금융권-ICT 기업 짝짓기에 참여할 것이 유력했다. 특히 SBI저축은행의 모회사인 SBI홀딩스는 일본 내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스미신SBI넷은행을 가지고 있어 그 노하우를 국내에 적용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의 이슈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을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출범 1년만에 자산 규모를 3배 이상 늘리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는 OK저축은행도 당장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는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향배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지만 당장 행동으로 옮길 시기는 아니다"며 "다른 금융사들의 추진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을 소유한 J트러스트는 인터넷전문은행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국내 J트러스트의 전략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치바 노부이쿠 JT캐피탈 대표이사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모기업과 고객층이 상충하는 측면이 커 금융사가 영위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못을 박았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던 주요 저축은행들이 예비인가 신청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1호 인터넷저축은행 참여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저축은행은 지주사 차원에서 나서고 있는 한국투자저축은행 정도다.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에 한해 산업자본의 보유한도를 50%로 늘리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연내 통과되기 어렵고 금융당국이 시중은행과 그 자회사가 최대주주로 나설 경우 감점을 적용하겠다고 공표한 마당에 저축은행마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9월 예비인가는 증권과 보험업계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소극적인 것은 부족한 투자 여력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5008억원으로 7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캠코에 매각한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이 마무리되는 등 일회성 요인이 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순이익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법정 최고이자 인하, 광고 규제 등으로 경영환경은 악화될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소자본금은 1000억원이지만 자본금이 많을수록 가점을 받게 돼 있어 이제 갓 적자상태에서 벗어난 저축은행이 최대 주주로 나서기에는 버겁다는 평가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면 기존의 영업권 규제에서 법어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별도법인으로 분류되는지라 기존 저축은행 수익성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며 "당분간은 기존 영업에서 얻는 수익을 늘리는데 집중해야할 시기"라고 전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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