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일반인 커플 매칭 프로그램 SBS ‘짝’의 여성 출연자가 촬영현장의 숙소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직접 참가신청서를 제출하며 ‘짝’을 찾기 위해 방송 출연을 결정한 29세 여성의 자살 소식에 SBS는 물론 방송가는 폭격을 맞은 듯 충격에 빠졌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귀포경찰서의 강경남 수사과장은 “5일 새벽 2시15분경 펜션 2층에 위치한 화장실에서 A씨가 목을 매단 채 발견됐다“며 ”A씨가 숨진 화장실 바닥에서 발견된 다이어리에는 유서 형식의 메모가 적혀있었다”고 본지에 밝혔다.
발견된 유서에는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 그거 말곤 할말이 없어요. 나 너무 힘들었어. 살고싶은 생각도 이제 없어요. 버라이어티한 내 인생 여기서 끝내고 싶어. 애정촌(‘짝’ 촬영 공간)에 와있는 동안 제작진 분들한테 많은 배려 받았어요. 그래서 고마워. 근데 난 지금 너무 힘들어. 여기서 짝이 되고 안되고가 아니라 삶의 의욕이 없어요”라고 적혀있었다.
현재 경찰은 A씨가 화장실에 들어간 이후 출입자가 없다는 점과 당시 많은 사람의 진술 등을 토대로 자살을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애정촌에서 A씨는 촬영 초반에는 활기찬 모습이었지만 사망 전날(4일)부터 활기가 없었고, 밤에는 테라스에 혼자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서귀포경찰서의 수사내용을 토대로 남성 7명, 여성 5명의 출연진이 지난달 27일 방문해 5일까지 머물 예정이었던 제주도의 한 펜션에서 벌어진 이 사건을 발생 11시간 전부터 재구성했다. ▶ 4일 오후 3시=데이트권을 획득한 4명의 남녀는 애정촌 밖으로 나가 그들만의 시간을 즐겼고, 제작진은 데이트권을 획득하지 않은 출연자들에게 자유시간을 줬다. A씨를 비롯한 나머지 출연자들은 숙소에서 시간을 보냈다.
▶ 4일 오후 8시=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두 커플을 비롯해 전 출연자들은 숙소 1층 거실에서 마지막 회식 자리를 가졌다. 자유롭게 진행된 식사를 겸한 술자리였지만 강경남 수사과장은 ”출연자 대부분이 술에 취할 정도로 마시지 않았으며, A씨 역시 술이 과했다는 진술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4일 오후 11시=A씨는 사망 전 마지막으로 부모님과 전화통화를 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당시 A씨는 부모님께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보도됐지만, 강 수사과장에 따르면 이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 5일 새벽 0시30분=회식 자리에서 먼저 일어선 A씨는 ‘혼자 있고 싶다’며 펜션의 테라스로 향해 혼자 머물다가, 펜션 주변을 서성였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고인이 펜션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 5일 새벽 1시30분=A씨가 마지막으로 향한 장소는 펜션 2층 화장실이었다.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근 A씨는 이 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른 출연자와 제작진은 다른 방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잠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5일 새벽 2시 15분=한 여성 출연자가 A씨가 “보이지 않는다”고 알려와 출연자들과 제작진은 A씨를 찾기 시작했다. 숙소를 찾던 중 물소리는 나는데 화장실 문이 잠겨있고, 노크를 해도 인기척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일행은 화장실 문을 강압적으로 열고 들어갔다. A씨는 여기에서 헤어드라이기 선에 목을 매 쓰러져 있었다. 이후 119가 출동,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판정을 받았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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