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신한ㆍ하나ㆍKB등 3대 금융지주 회장이 임원들과 함께 일자리 창출에 연봉 30%를 반납키로 하면서 고연봉 문제가 심각한 금융권 임금체계 방식에도 변화가 올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개혁에 전력을 쏟으면서 금융권에서 속속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고용창출효과가 크지 않아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금융권 임금 체계 방식 변화에 대한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사측 대표인 금융사용자협의회는 오는 11일 금융노조와 협상을 진행한다. 금융노조의 협상거부로 두 달여 중단됐다 재개되는 것으로 이날은 연봉인상안과 함께 임금피크제, 연봉제 전환 등의 이슈가 협상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사용자협의회 측은 이번 협상에서 금융권의 임금체계방식을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바꾸자고 요구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법적 정년이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늘어나는 만큼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는 지금의 호봉제 방식을 손보는 게 불가피해졌다는 게 이유다. 또 노조원이 아님에도 바로 호봉제가 적용돼 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임금이 인상되는 신입직원 임금체계도 개선하자고 요구할 방침이다.
호봉제는 최근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금융권의 최대 개혁과제로 꼽힌다. 대부분 연봉제로 전환된 다른 업종과 달리 여전히 금융권은 호봉제가 대부분이다. 수익성 하락에 비용절감을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지만 매년 오르는 인건비가 은행 경영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사들의 주장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시간만 지나면 승진도 보장되고 임금도 자동으로 오르는 게 맞는 거냐”면서 “갈수록 은행 수익성은 낮아지는데 임금은 계속 오르니 금융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도 최근 간담회에서 “경제성장 둔화로 생산성이 못 쫓아가고 있는데, 호봉제 때문에 평균임금이 1억원 넘는 건 문제”라면서 “금융산업이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지금 같은 고비용 구조에서는 할 수 없다. 고액임금자의 임금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바 있다.
실제 금융권은 호봉제를 고수해 대졸초임 및 평균임금이 다른 업종에 비해 크게 높다. 대졸초임은 4000~5000만원에 육박하고 평균 연봉이 1억원 안팎이다. 지난해 신한, 하나, 한국씨티은행의 남성 정직원 평균연봉이 1억원을 돌파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금융업 종사자 10명 중 2명이 억대연봉자다.
반면, 직원 1인당 생산성은 크게 뒷걸음질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생산성은 5250만원으로 4년 전(8400만원)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금융노조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임금 인상률이 2~3%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호봉제 마저 없어진다면 10년을 넘게 일해도 직무 능력 향상에 따른 임금 인상 반영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의 반대가 큰 만큼 이번 기회로 임금체계를 바꾸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통상 10월쯤 협상이 타결돼온 만큼 금융지주 회장들의 임금반납에 대한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협상내용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동우 신한금융회장, 윤종규 KB금융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3일 이달부터 연간 급여와 단기성과에서 판공비 등 경비성 수당을 뺀 연봉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각 금융그룹 산하 계열사 대표이사와 전무급 이상의 임원진도 참여한다. KB금융은 연간 20억원, 신한금융은 25억원, 하나금융은 27억원 정도로 연간 70억원이 재원이 생기는 것으로 3개 그룹은 1000여명의 추가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납된 재원은 계열사 인턴, 신입사원, 경력직 사원 등 연간 신규 채용 확대를 위해 사용된다. 김정태 회장은 “기한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서 ”경제가 좋아질때까지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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