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대 남학생들만의 비밀클럽 ‘프래터니티’ -정치인ㆍ억만장자 무수히 배출한 비밀 엘리트조직, 막강한 영향력 -미국 최고의 비밀클럽은 하버드대 ‘파이널클럽’과 예일대 ‘해골단’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ㆍ김현일 기자]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의 실화를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Social Network). 컴퓨터 프로그래밍 천재인 그는 영화 속에서 2003년 하버드대학의 비밀 엘리트클럽으로부터 하버드 선남선녀들만 교류할 수 있는 ‘하버드 커넥션’이라는 사이트의 제작을 의뢰받는다. 여기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저커버그는 이후 인맥 교류사이트 ‘페이스북’을 개발한다.
실제 저커버그는 하버드대에 입학한 이후 비밀 엘리트클럽인 ‘파이널 클럽’(Final Club)에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파이널클럽과 같은 오랜 전통을 가진 사교모임의 회원이 되면, 각계 유명인사들과 쉽게 인맥을 만들 수 있어 사회적 성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명문대 남학생들의 비밀클럽은 ‘프래터니티’(Fraternity)로 불린다. 프래터니티는 하버드대생 중에서도 선별된 인원만 가입할 수 있어, 사회적 배타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미 명문대학 대부분은 프래터니티 활동을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에도 여전히 부유층 자제를 비롯한 엘리트 학생들이 비밀클럽을 중심으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정치인은 물론 훗날 세계적인 부호가 된 졸업생들은 서로 연대해, 미국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미국대통령, 벤자민 브레들리 전 워싱턴포스트 편집장 등을 비롯해 세계 최고 부호인 빌 게이츠(Bill Gates)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도 재학시절 파이널클럽의 일원이었다.
▶하버드대 비밀 엘리트조직 ‘파이널클럽’=남학생 중심의 비밀 사교클럽이 활성화된 대표적인 명문대학으로는 하버드대와 예일대가 꼽힌다.
특히 하버드대의 파이널클럽은 미국 사회지도층이 될 만한 학생들이 모이는 클럽으로 유명하다.
1800년대 후반에 설립된 파이널클럽은 비밀조직으로 운영돼 왔다. 하버드대는 사회적 배타성 조장을 우려해 1850년대 프래터니티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파이널클럽은 기존 회원의 추천만으로 들어갈 수 있다. 또 회원 명단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사실 파이널클럽은 사교클럽 8곳으로 구성된 연합체를 말한다. 피닉스SK(Phoenix SK) 에이디(A.D.) 아울(Owl) 폴셀리언(Porcellian) 팍스(Fox) 델픽(Delphic) 플라이(Fly) 스피(Spee)가 파이널클럽을 구성한다.
그 중에서도 많은 부호들을 배출한 조직이 1898년 창립된 팍스클럽이다. 팍스클럽 출신의 대표적인 부호로는 794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빌 게이츠 MS 설립자가 꼽힌다. 1973년 하버드대에 입학한 게이츠는 2학년이었던 1975년 대학을 자퇴하고 MS를 설립할 때까지 팍스클럽 회원으로 활동했다.
팍스클럽은 회원 외 학생들에게는 매우 폐쇄적인 조직이다. 파티를 열 때도 회원과 게스트가 이용하는 출구와 방을 따로 만들어 철저히 분리한다.
14년간 MS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게이츠의 오랜 사업 동반자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 역시 팍스클럽 출신이다. 신입생 시절 팍스클럽 회원으로 함께 활동한 게이츠와 발머는 팍스클럽에서 포커 게임을 종종 하면서 우정을 쌓았다.
발머는 “팍스클럽 회원이었던 게이츠는 거의 잠을 자지 않고 늘 방에 앉아 철학적인 사색을 하는 학생이었다. 그는 항상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회고했다. 발머의 자산은 227억달러로 평가된다.
기이한 입회식으로 유명한 피닉스SK 클럽 출신으로는 왈도 세브린(Eduardo Saverin) 페이스북 공동창업자가 있다. 1895년 창립된 피닉스SK 신입생들은 입회식에서 상급생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면, 영하의 추운 날씨에 옷을 하나씩 벗어야 하는 의식을 거쳐야 한다.
2004년 하버드 대학 재학 시절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을 공동 창업 그는 2006년 피닉스SK에 가입했다. 2011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한 세브린의 자산은 59억달러에 이른다.
▶예일대 비밀조직 ‘해골단’=2004년 미국 대선에서 격돌했던 존 케리(현 미국 국무장관)와 조지 부시(전 대통령). 두 명의 공통점은 예일대의 183년 전통 비밀사교클럽 ‘해골단’(Skull and Bones) 출신이라는 것이다. 정확히 번역해 ‘해골과 뼈’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진 비밀단체다. 해골단은 많은 회원을 받지 않는다. 한 해 15명의 예일대 최고 엘리트만 가입시킨다. 미 최고명문 예일대 중에서도 최고의 재능을 가진 명문가 남학생들이 한 곳에 모이는 셈이다. 실제 해골단에서는 부시를 포함해 역대 3명의 대통령이 나왔다.
해골단의 입회식은 피닉스SK 클럽 보다 더 해괴하다. 해골단 입단식에서 신입단원은 진흙탕에서 레슬링을 벌이며, 상급생들은 윗층에서 오줌을 뿌리는 전통이 있다. 또 신입회원은 관에 나체로 누워 자신의 성체험에 대해서도 공개해야 한다.
해골단 회원 중에는 훗날 억만장자로 대성한 경우도 많다.
37억달러의 자산가인 프레드릭 스미스(Frederick Smith) 페덱스 창업자는 1966년 해골단에 가입했다. 당시 해골단에서 스미스의 가장 친한 친구는 1966년 입단 동기인 존 케리 국무장관이었다. 케리의 2년 후배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1968년 해골단에 입단했다.
스미스와 케리, 부시는 모두 같은 시기에 해골단 회원으로 활동했다. 스미스는 대학생 시절 거물급 정치인 두 명과의 이같은 인연에 대해 “마치 내가 ‘포레스트 검프’(주인공이 역사의 중요한 현장에 있었던 1994년작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고 밝힌 바 있다.
부시 전 대통령 입단 1년 후인 1969년, 해골단에 들어온 신입 중에는 세계 사모펀드 업계의 제왕인 스티븐 슈워츠먼(Stephen Schwarzman) 블랙스톤그룹 회장이 있었다.
당시 슈워츠먼은 1년 선배인 부시와 같은 방을 쓰기도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이후 슈워츠먼은 열렬한 공화당원으로 공화당 정치자금 모금회에 종종 부시 전 대통령과 나란히 참석해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사실 해골단에서 부시와의 인연은 그에게 행운이었다. 1985년, 38세의 나이에 블랙스톤을 창업한 후 과감한 투자를 거듭해 블랙스톤을 세계 최고의 사모펀드로 키워낸 배경에 부시 전 대통령의 지원이 있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슈워츠먼의 자산은 124억달러에 이른다.
한때 ‘제2의 워런 버핏’으로 추앙받던 에드워드 램퍼트(Edward Lampert) ESL인베스트먼트 회장은 1984년 해골단에 입단했다.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램퍼트는 자신의 멘토를 찾기 위해 해골단에 들어갔다.
램퍼트와 같은 시기 해골단에서 활동한 인물로는 미국 경제잡지 블랙엔터프라이즈(Black Enterprise) 창업자인 얼 그레이브스(Earl Graves)가 있다.그레이브스는 “당시 램퍼트는 많은 해골단 선배들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램퍼트는 대학 졸업 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다. 1988년 골드만삭스를 떠난 램퍼트는 같은 해 4월 ESL을 설립했다. ESL은 자신의 이름 ‘Edward S. Lampert’의 첫 철자를 따 지은 것이다. 그는 기업가치를 중시, 저평가된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워런 버핏식 방식으로 승승장구해 ESL을 세계적인 헤지펀드업체로 키워냈다. 램퍼트의 자산도 26억달러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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