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단 문화칼럼니스트]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정한 항일전쟁승리 70주년 기념일인 3일 전승절에 맞춰 중국 전역에서 상영중인 전쟁영화 ‘백단대전(百團大戰)’을 띄우기 위해 조직적인 관객동원과 흥행수입 부풀리기가 횡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일본 시사통신(지지츠신)은 현지 보도를 인용, 백단대전의 지난 8월 28일 개봉 후 3일간 상영 횟수가 전체 영화의 10% 전후 비중이지만 흥행 수입은 연일 22~29%를 차지하고 있다고 2일 전했다. 이 기간 무려 1억9200만 위안(약 353억 원)의 흥행 수입을 거뒀다는 것이다.
백단대전은 중일 전쟁중인 1940년 화북 지방에서 일어난 공산당의 팔로군과 일본군의 전투를 칭한다. 영화 백단대전은 이 전투를 자국의 항일정신을 한껏 살려 묘사한 전쟁영화다. 한국으로 치면 명량, 연평해전 등 작품성을 전제로 소위 ‘국뽕’(과한 애국심)도 자극하는 영화다.
기실 이번 중국의 전승절에 일본 수상 아베 신지 씨 및 일본정부 관계자가 참가하지 않는 것은 중국의 전승절 자체가 항일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미국과 우방이라서 불참하는 게 아니다. 마찬가지로 중국인들도 역사적으로 일본에 뿌리깊은 반감을 갖고 있다. 지나가는 중국인에게 한국이 더 싫은지, 일본이 더 싫은지를 물어보면 대개는 일본이 더 싫다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영화 백단대전이 이처럼 개봉 초반 흥행돌풍을 일으키는 배경에는 국뽕만 작용한 게 아니다. 당 중앙 선전부와 교육부, 국가 신문 출판 라디오 영화 텔레비전 총국 등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영화를 히트시켜 항일정신을 한껏 고취하려는 정부로선 영화 자체의 흥행력이 못미더워 인위적으로 사람을 동원해 관객석을 채워넣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또한 당국이 영화관 측에도 달성해야 흥행 수익 목표를 정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고 시사통신은 전했다. 많게는 4000만 위안(약 74억 원) 상당의 입장료 수입 할당도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관 측은 이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흥행 수입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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