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스포츠 용품, 경매서 거액 거래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의 유니폼 442만달러에 팔려 -김연아의 스케이트 보관용 가방도 자선경매서 3400만원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지난 6월 2일 미국프로야구(MLB) 클리블랜드와 캔자스시티와 경기에서 클리블랜드의 브랜든 모스(32)는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을 쳤다. 홈런볼은 외야석 아래 클리블랜드 불펜으로 떨어져 팀 불펜투수들이 홈런볼을 주웠다.

대개 의미가 담긴 볼은 구단에 기증하거나 해당 선수에게 돌려주지만, 불펜투수들은 공을 돌려주지 않았다. 클리블랜드의 투수 11명은 재치있는 협상을 시작했다. 각자 원하는 애플 기기 목록을 노트에 적었고, 공을 애플 제품과 교환하자고 100호 홈런을 친 모스에게 제안했다. 기기의 값은 모두 1000만원 상당이었다.

며칠 뒤 이 얘기는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에게도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들은 팀 쿡은 공개 석상에서 “모스에게 100호 홈런볼을 돌려주기 위해 애플은 투수들이 원하는 기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투수들의 재치있는 몸값(?) 협상이 통한 것이다.

모스의 100호 홈런볼이 1000만원 상당의 가치를 지녔듯이,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스포츠 용품은 ‘황금’ 못지 않은 가격에 팔린다. 스포츠 전 종목을 통틀어 MLB의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1895~1948)의 유품이 가장 가치가 높다.

미국 온라인 경매회사 SCP 옥션에 따르면 1932년 루스가 입었던 뉴욕 양키스 유니폼 상의는 2012년 미국에서 역대 스포츠 물품 최고 경매가인 442만달러(약 53억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경매에선 루스와 보스턴이 1918년에 쓴 계약서가 102만달러에 팔려 스포츠 계약서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 2004년 경매에서는 루스가 뉴욕 양키스타디움 개장 사상 첫 홈런을 때리는 데 사용한 야구방망이가 126만달러에 팔렸다. 베이브 루스 외에도 MLB 선수들의 특별한 물품은 가치가 높다. 1998년 마크 맥과이어가 때린 시즌 70호 홈런은 이듬해 경매에서 300만5000달러에 팔렸다.

2007년 배리 본즈가 세운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신기록인 756호 홈런볼은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있다. 33년 동안 깨지지 않던 행크 아론(통산 755호)의 기록을 넘어선 기념비적인 공이다. 이 공은 패션디자이너 마크 에코가 온라인 경매에 나온 것을 75만2467달러에 낙찰받은 뒤 명예의 전당에 기증했다. 본즈가 2004년 시즌에 쏘아올린 통산 700호 홈런볼의 경우에는 약 80만달러에 팔렸다.

지난해에는 MLB 초창기 최고의 유격수로 활약한 호너스 와그너(1874∼1955년)의 야구선수 카드가 인터넷 경매를 통해 40만3664달러에 팔렸다. 와그너의 얼굴이 담긴 카드 ‘T206’은 1909년 미국의 한 담배회사가 홍보를 위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드는 200장만 발행돼 희소성이 크다. 상태가 완벽한 T206 호너스 와그너 야구 카드는 2007년 경매를 통해 280만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농구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 무대를 주름잡았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2)이 사용하던 물건이 인기가 많다.

NBA 데뷔 시즌인 1984년에 신었던 농구화는 올 4월 경매에서 7만1553달러에 낙찰됐다. 조던이 1997년 NBA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신었던 농구화는 10만4765달러,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시절 신었던 농구화는 3만3387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NBA 전설적 스타 윌트 체임벌린이 한 경기 100득점의 대기록을 달성할 때 사용된 볼은 경매소에서 55만1844달러에 낙찰됐다.

축구에서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독일 미드필더 마리오 괴체의 축구화가 200만유로(약 27억원)에 팔렸다. 27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끈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2013년 5월 마지막 경기에서 씹은 껌은 온라인 경매에서 39만파운드(약 7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사용된 공인구 자블라니는 온라인 경매에서 4만8200파운드에 팔렸다.

한국은 외국처럼 특별한 의미를 지닌 스포츠 용품을 사고파는 경매시장이 활성화돼 있지는 않지만, 종종 세간의 주목을 받은 물건이 거액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승엽의 세계 최연소(만 26세10개월4일) 300호 홈런공은 2013년 경매를 통해 1억2000만원에 팔렸다. 중국에 사는 조선족에게 넘어갈 뻔한 공을 구관영 에이스테크놀로지 회장이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경매에서 낙찰받아 구단에 기증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스케이트 보관용 트렁크(가방)의 경우에는 2013년 자선 경매에서 3400만원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