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개발정상회의 및 제70차 유엔총회 호스트로서 광폭외교행보를 펼치고 있다.
유엔총회와 개발정상회의는 마무리됐지만 상당수의 각국 정상과 외교대표단이 유엔에 계속 머물면서 각종 회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반 총장은 유엔의 안방마님으로서 회의 주재와 참석, 그리고 면담 등의 일정을 분단위로 쪼개가며 소화하고 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160여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엔총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평화유지와 개발, 가난, 질병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한 반 총장은 연일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반 총장은 같은 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평화유지 정상회의를 공동주최한데 이어 빈곤ㆍ차별ㆍ불평등과 분쟁지역의 성폭력과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한 연례보고서를 제출했다.
29일에는 30여개국 총리와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에 참석해 북한 등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비서명 국가의 서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어서 30일에는 국제사회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이주ㆍ난민이동 관련 고위급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반 총장은 이번 유엔총회를 전후해 세계평화와 안보, 군축을 주제로 70여건의 크고 작은 회의를 주재하거나 참석하고 있다.
유엔총회에서 시리아 내전 사태의 해법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한 오바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이어진 오찬자리에서 악수하는 장면을 유도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이번 유엔총회는 유엔 창설 70주년과 향후 15년간 국제사회의 가난탈출과 양성평등, 기후변화 대응 등 새로운 개발목표를 수립하는 개발정상회의가 맞물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진행됐다.
미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특별연설을 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유엔총회 연단에 데뷔하는가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10년 만에 참석하는 등 참석자 면면도 ‘역대급’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소식통은 “향후 몇 년 동안은 유엔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이번과 같은 대규모 외교이벤트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반 총장이 내년 12월 임기가 끝나는데 호스트로서 더할나위 없는 위상과 역할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반 총장은 유엔총회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과 만찬 등 7차례 만남을 가지며 국내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 첫 일정이었던 25일 유엔 사무총장 관저에서 만찬을 시작으로 주요 이슈에서 공통된 메시지를 발신하며 박 대통령의 유엔외교를 적극 뒷받침했다.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이 참석하고 유엔 개발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서는 “한국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새마을운동이 회원국에 도입되고 실행되고 있어 감명을 받았다”며 새마을운동이 시작될 때 공무원으로서 느낀 경험담과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최빈국에 새마을운동이 도입돼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경험을 소개하는 등 덕담을 건냈다.
특히 박 대통령이 26일 진행한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 회의에는 반 총장 부인인 유순택 여사가 참석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일각에선 내년 12월 반 총장의 퇴임과 이로부터 1년 뒤 대선을 연계시키는 시각도 제기된다.
반 총장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과 관련해 모종의 공감대를 갖게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때마침 SBS가 추석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반 총장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4.1%)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11.2%)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위(21.1%)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정치권과 외교가 안팎에선 정통 외교관 출신인 반 총장이 대선 본선의 혹독한 검증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우리 사회에 흔치 않은 국가원로를 정쟁으로 끌어들여서는 안된다는 부정적 목소리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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