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10억달러(한화 1조17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럭셔리카를 타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갑부들은 여전히 손 때 묻고 정든 자신들의 ‘애마’에 몸을 싣기도 합니다. 이른바 ‘작은차 예찬론자들’입니다.
막대한 부(富)를 거머쥐고도 과시하지 않고 소박하게 ‘탈 것’을 추구하는 슈퍼리치들은 누가 있을까요?
아마존닷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51)는 1996년식 혼다 어코드를 탑니다. 이 차의 현재 가치는 4000달러(468만원)에 불과합니다. 사실 그 정도에 팔릴지도 의문입니다.
베조스의 보유자산이 443억달러(52조5400억원)로 세계 부호 순위 15위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베조스는 검소함과 합리성으로 무장한 ‘구두쇠’ 경영자로 꼽힙니다. 그는 성공한 이후에도 라스베이거스 여행 중 1인당 5달러(5800원)짜리 게요리가 비싸다며 싼 걸 시켰다는 일화도 전해집니다.
베조스의 합리적인 경영철학은 ‘피자 2판의 원칙’에서도 드러납니다. 피자 2판의 원칙은 큰 사이즈 피자 2판으로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사람 수는 6~10명이기 때문에 그 숫자로 팀을 이루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것입니다. 그 이상이 되면 조직은 관료화되고 창의성과 혁신성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더스틴 모스코비치(31)는 마크 저커버그(32)와 함께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공동창업한 인물입니다. 지금은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 회사 ‘아사나(Asana)’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유자산은 86억달러(10조740억원). 하지만 차는 3만달러(3500만원) 선인 ‘폭스바겐 R32’를 탑니다.
모스코비치는 차도 소박하지만 사무실까지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항공기를 탈 때도 일반석을 이용합니다.
모스코비치는 “명품 등을 갖고 있는 나를 상상해 봤지만 이것들로 인해 보다 의미있는 삶을 살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합니다. 그는 저커버그와 함게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는 기빙 플리지(Giving Pledge)에도 서명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개인 자산관리서비스 민트닷컴을 만든 아론 패처(34)는 일본차 스바루 아웃백을 탑니다. 가격은 2만9000달러(3397만원).
이전 차량은 1996년식 포드 콘투어로, 주행거리는 15만마일(24만1000km)에 달했습니다.
아론 패처는 민트닷컴을 1억7000만달러(1995억원)에 팔아치우고 현재는 소프트웨어 회사 레오나르도(Leonardo Softwar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회사 델(Dell)의 CEO 마이클 델(50)은 이미 단종된 허머(Hummer) H2를 타는 모습이 포착되곤 합니다.
제너럴모터스가 만든 허머 H2는 군용트럭으로 유명한 험비의 민수용 차량인데요. 가격은 2만~3만3000달러(2340만~3865만원)입니다.
하지만 검소한 차량을 즐기는 슈퍼리치의 끝판왕은 따로 있습니다. 모바일 기반의 차량 예약서비스 우버의 설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39)인데요. 아예 자가용이 없습니다. 그는 택시만 애용합니다. 물론 예약은 100%우버를 통해서 하죠.
우버의 서비스를 본인이 계속 체험해봐야 문제점이나 고객의 불편 사항을 알 수 있다는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입니다.
물론 택시비만 해도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버의 글로벌 성공으로 그의 자산은 60억 달러, 우리돈으로 7조원 가량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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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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