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금융소비자가 마땅히 누려야할 금리인하요구권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운룡(새누리당) 의원이 시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은행들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규모가 전체 가계부채 대비 1%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등 금융사들이 수익과 상충되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소극적으로 홍보하는 상황이어서, 금융 당국의 철저한 지도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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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상승했지만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1%도 안돼=이운룡 의원 측이 제시한 국내 은행들의 금리인하권 수용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금리인하권 수용규모는 대출금액 기준 63조8000억원 정도다. 이는 2013년 61조7000억 원에 비해 소폭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금리 인하 건수와 인하 폭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평균대출금리 승인 건수는 15만8192건에 인하 폭은 0.91%포인트였지만, 지난해에는 승인 건수 15만5769건에 인하 폭은 0.79%포인트로 줄었다.

올해 8월 기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규모는 대출금액 기준 53조9732억 원, 승인 건수 기준 10만6060건으로 더 줄었고 금리 인하 폭도 0.76%포인트로 낮아졌다.

이 가운데 기업 대상 대출을 제외한 개인대출 금리인하요구권은 지난해 대출금액 기준 9조9000억 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약 1130조 원)대비 수용 규모가 0.88%로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의원 측에 따르면 신용등급을 보유한 우리나라 국민 4488만 명 중 지난 1년간 신용등급이 오른 국민은 1162만 명으로 26% 정도다. 이 중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가능한 1~6등급 전체인구는 3985만 명이고, 신용등급이 상승한 이는 1060만 명(27%)이다.

신용등급이 상승했음에도 은행의 홍보 부족과 고객의 입증 어려움 등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이 활성화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홍보 늘리고 적극 활성화 필요=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8.5% 만이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변할 만큼 금융 소비자들의 인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5월부터 홍보수단을 다양화할 것을 주문했지만 은행들이 수익과 상충되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소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운룡 의원은 “일선 은행 창구에서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암행점검(미스터리쇼핑 점검항목으로 포함)하고, 대출상품 고객들에게 금리인하요구권 안내문자를 연내 일정횟수를 보내도록 의무화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대출 만기 연장시 고객의 신용등급 변동사항을 의무적으로 확인해 금리에 반영시키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국정감사에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금리인하요구권과 관련 “그동안 부실화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집중하다보니 미흡했다”며 “지난 8월에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활성화방안을 발표, 향후 면밀한 모니터링과 지도 점검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진했다면? 금리 인하 요구하세요=금리인하요구권은 말 그대로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금융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개인의 경우 취업이나 직장 변동, 승진, 우수고객 선정, 자격증 취득 등으로 신용상태가 개선됐을 때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기업은 재무상태 개선, 특허 취득, 회사채 등급 상승 등이 요구할 수 있는 근거다.

2003년 3월 은행권에 도입, 18개 은행 모두 운영중이다.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해 신용상태 개선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고 금리인하를 신청하면 금융회사가 이를 심사하여 금리인하 여부 결정한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은행 대출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보험사, 카드사, 상호금융 등에서 받은 대출에 대해서도 신용상 변화가 있을 때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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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