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직장 내에서 진행되는 성희롱 예방교육이 법적 의무사항인 점을 이용해 사업자들에게 거짓 공문을 보내고 보험이나 대출 등 금융상품을 파는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영세사업자들은 교육비용을 줄이고자 이런 업체들을 이용하다 오히려 ‘보험끼워팔기’ 피해를 보고 있어, 당국이 단속에 나섰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성희롱예방교육을 빌미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불법 업체는 40여 곳에 이른다. 이 중 일부는 KDB생명이나 한화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업체의 상품을 팔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 예방교육은 직장 내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시행규칙’ 13조에 따라 사업주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사업주는 연 1회 예방교육을 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게 된다.
하지만 막상 영세사업자들은 성희롱예방교육을 해야 한다는 점을 모르는 경우가 더 많고, 민간업체를 이용할 경우 강의료가 30만 원~40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일부 민간 업체들은 이 점을 악용해 영세업자들에게 수차례 팩스를 보내거나 전화를 해 “성희롱예방교육을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며 자신의 업체를 통해 ‘무료로’ 교육을 받을 것을 독려한다.
문제는 이런 업체들이 대부분 대형 금융업체들로부터 후원을 받기 때문에 강의와 함께 ‘금융상품 끼워팔기’를 한다는 점. 사업자들은 강의 중간에 직원들에게 금융상품을 홍보하는 게 불편하지만 강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이런 업체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이런 업체들을 모두 ‘불법’으로 간주하고 단속을 진행 중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성희롱예방교육은 경총이나 중소기업연합회 등 공인된 기관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고, 노무사 등에 맡겨도 가능하지만 정부는 사업주가 자체적으로 사내 규정 등을 설명하는 방식을 가장 추천한다”며 “불법 업체들이 교육을 하고 수료증까지 발급해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제대로된 성희롱예방교육이 아닌만큼 피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인천에서 골프업체를 운영하는 한 사업자는 이와 관련 “어떤 업체가 합법인지도 모르지만, 이 교육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알 수 있는지조차도 제대로 홍보가 안되고 있다”며 “영세업자들은 강사료조차도 부담이 되지만 직장내 성희롱은 최근 많은 사업자들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만큼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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