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ㆍ한석희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긴장을 불어넣고 있다.
옐런 의장은 24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앰허스트대학에서 ‘미국 인플레이션율과 금융 정책의 관계’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나를 포함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대부분이 2015년 어느 시점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첫 인상이 연내에 이뤄진 이후에도 완만하게 긴축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경제는 견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글로벌 경기둔화가 미국의 금리인상 계획을 바꿀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낮은 인플레이션을 좌우하는 요소들은 일시적인 것이며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안정돼 있다”며 “고용시장은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는 0∼0.25%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변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과 세계적인 주가 하락을 배경으로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팽배한 상황이어서 옐런 의장의 발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옐런 의장은 “글로벌 경제의 앞날이 매우 불확실하다”며 “경제적으로 의외의 사건이 발생하면 금융정책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금리인상 시점의 연기 가능성도 열어뒀다.
옐런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금융 긴축이 물가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사실상의 ‘제로(0)’금리 정책을 너무 오래 지속하면 정작 금리를 올릴 때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빠르게 인상할 것을 강요당해 오히려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리스크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의 이같은 발언으로 주식과 채권, 환율 등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단기적으로 원화값이 소폭 내릴 것으로 전망되며 채권시장에서도 약세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R선물은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유로화가 0.40% 가량 약세를 보이며 달러화가 소폭 강세를 보였다”며 “발언 이후 호주 달러가 0.6% 약세를 보이는 등 신흥국 환율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원화가치도 소폭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옐런 의장의 연설 이전 달러는 0.15% 약세, 유로화는 0.38% 강세, 엔화도 0.20%강세, 파운드화는 0.04% 약세를 보였으나 옐런의장의 연설이후 달러화가 0.30%강세, 유로화가 0.40% 약세, 엔화도 0.2% 약세를 보였다.
다만 미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앞으로는 환율 시장에 큰 영향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달러 가치는 미국 금리 인상을 동력으로 꾸준히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8월말 이후 정체 내지는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금리 인상이 이미 환율이나 금리 등 주요 가격 변수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의 연설은 9월 FOMC 이후 불거진 혼선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중국 경제 둔화에도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국내 금융시장에 부담”이라며 “4분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연준 행보보다는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이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글로벌투자전략 팀장은 “옐런 의장의 발언은 불확실성을 더 키운 것에 불과하다”며 “연내 인상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에 불과한 수준이며 정확한 시점 10월이냐 12월이냐를 놓고 시장은 불안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팀장은 “시장은 옐런의장의 발언을 중립이나 내거티브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전환은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한편 미국의 금리 연내 인상 재확인으로 한국의 기준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달리 우리경제가 회복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확산하기에는 아직 이른 만큼 현재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7일 한은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가 기준금리를 바로 따라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여전히 수출 감소 등을 이유로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서을 꼽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금융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어 이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엷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도 지난 23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내수 회복세”를 이유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은 바 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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