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손님 한명이라도 더…” 커피전문점 알바·제조업 근로자 울며겨자먹기식 근무 자청
서울 서초구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이수영(27ㆍ가명) 씨는 이번 추석연휴 내내 가게에서 일해야 한다. 점장은 “주택가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연휴라도 고정손님이 온다”며 이씨에게 연휴에 일할 것을 ‘명’했다. 이씨는 “취업준비를 위해 알바를 꼭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잘릴까봐 어쩔 수 없이 수용했다”며 “연휴 내내 가게 문을 열어놓는 게 이해는 되지 않지만, 따를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가위지만, 고향에 가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체휴일까지 무려 나흘을 내리 쉬지만 한가위 손님을 받기 위해 오히려 더 활발히 영업하는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불만이 많지만, 불경기에 한명의 손님이 아쉬운 자영업자들은 명절 영업을 강행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도심의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이나 커피전문점의 직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추석 근무를 자청하는 상황이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라이더 알바생은 “매장에서 추석연휴동안 휴무를 내지 말고 이틀 정도는 무조건 일하라고 했다”며 “대체공휴일인 28일과 29일에 일을 해서 1년에 한 번 볼까말까한 외가친척들의 모임에 가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는 20대 직원 역시 “나흘 연휴 중 이틀은 공장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며 “고향이 지방이라 이틀만에 부모님을 찾아뵙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추석근로자’들은 추석에도 영업을 계속하려는 사업자에게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서울 강남구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알바생은 “나흘이나 되는 연휴인데 하루, 이틀정도만 쉬게 하는 건 고향에 가지 말라는 뜻”이라며 “연휴 내내 가게 문을 닫으면 되는데, 점장도 쉬지 않고 일을 하니 대놓고 싫다고 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도 사정이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업자들은 경기악화 때문에 연휴라고 가게문을 닫아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특히 음식점이나 서비스업종은 연휴 기간에 오히려 손님이 많아지기도 하는만큼 고정적인 수익을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에서 실내 골프장을 운영하는 한 사업주는 “추석 연휴에는 평소의 60%밖에 오지 않지만 그래도 400~500명 가량의 손님이 오는 데다 매일 골프를 치러 오는 사람들도 상당수”라며 “아예 문을 닫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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