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A(51ㆍ남)씨는 1992년 결혼한 뒤 아들과 딸을 차례로 입양했다. 두 아이를 얻어 기뻤던 A씨는 입양신고 대신 출생신고를 해서 둘을 자신의 호적에 올렸고 10년 넘게 친자식처럼 길렀다.

그러나 A씨가 2008년 전처와 협의 이혼하고 그해 7월 필리핀 여성과 재혼하면서 아이들과의 관계도 틀어지기 시작했다.

아들 B(20)군은 고등학생이 되자 주거침입, 성폭행을 저질러 소년원에 가는 등 범죄에 빠져들었다. 딸 C(17)양도 A씨의 말을 듣지 않고 며칠씩 외박을 하기 일쑤였고 새어머니와의 관계도 나빠졌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이런 일이 반복되자 A씨는 2013년 법원에 파양 청구소송을 내 파양 확정 판결을 받아냈다.

이를 통해 부모자식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고 생각했던 A씨는 가족관계등록부에 자신이 여전히 B군과 C양의 친아버지로 등재돼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A씨는 결국 법원에 두 아이를 상대로 “친자가 아니다”라며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람과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유전자 검사 결과도 증거로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B군과 C양도 아버지와 법적으로 남남이 되기를 원했다.

제주지법 가사1단독 전보성 판사는 “B군과 C양은 15세가 지난 이후 입양사실을 알고서도 친생자로 출생신고된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묵시적으로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법적으로 양친자 관계 효력을 갖는 것으로 판단했다.

전 판사는 그러나 B군과 C양이 A씨의 지시나 양육 방침에 따르지 않는데다 세 사람 모두 법적 관계를 끊고자 하고 있어 사실상 가족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운 점을 받아들여 친생자 관계를 해소한다고 30일 밝혔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