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징계만 800여건, 성관련비위 교육부 이어 정부기관 2위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비리는 NO! 청렴한 세상, 경찰이 앞장서겠습니다.’
경찰서 곳곳에서 보이는 표어는 ‘청렴 경찰’을 독려하지만, 11만 경찰의 비위 문제가 끊임없이 터져 나와 경찰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선진 경찰로 나아가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경찰청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하는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최하 등급을 받아 왔다.
전체 공무원 가운데서도 경찰의 징계 건수가 두드러지게 많았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경찰 공무원 징계건수는 지난 2013년 774건에서 지난해 834건으로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복무규정 위반이 302건, 품위손상이 249건이었으며, 직무태만(54건), 금품수수(27건), 감독소홀(21건)이 뒤를 이었다.
뒷돈을 받거나 계약성사를 대가로 뇌물을 받는 경찰도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에는 5년에 걸쳐 폐쇄회로(CC)TV 유지보수 업체의 편의를 봐 주고 천만 원대 뒷돈을 받은 경찰 4명과 CCTV업체 대표가 무더기로 적발되는 사건도 있었다.
특히 이번 조희팔 사건으로 경찰의 청렴 문제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경찰이 조희팔 도주에 조력, 은닉, 심지어는 자금 관리까지 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성희롱, 성폭행 경찰관도 잊을만하면 등장해 경찰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성 관련 비위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이 가장 많았던 정부기관은 교육부(158명) 다음으로 경찰청(43명)이었다. 지난 6월에는 불법 유턴을 한 여성 운전자를 ‘음주 운전이 의심된다’며 경찰서로 데려가 성추행하고 뇌물을 요구한 혐의로 강남경찰서 소속 김모 경위가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 부패 척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경찰 내부에서도 징계절차를 강화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19일부터 시행된 ‘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이다.
경찰관의 청렴도를 높이고자 금품ㆍ향응을 요구하고 실제로는 받지 않았더라도 받은 것과 같은 징계기준에 따라 처분하고, 금품ㆍ향응 수수가 3회 이상이거나 다른 경찰관에게 이를 제안하면 가중처벌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징계 규정도 중요하지만, 경찰의 직업적 소명의식을 높이는 방안이 선행되어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황의갑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직무 자체의 특성상 혼자서 여러 가지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잦고 감독자가 현장의 일을 감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며 “교육을 통해 ‘시민을 통해 일하고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경찰’이라는 전문 의식을 키울 필요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징계 강화도 중요하지만 부정을 저질렀다면 반드시 잡힐 것이라는 ‘처벌의 확실성’이 담보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내부 사정부서의 업무가 효율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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