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작년 한해동안 30% 넘는 손실이 났던 금펀드가 신흥국 금융 불안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굵직한 이슈를 등에 업고 수익률 반등에 나서고 있다. 잇따른 대외변수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설정된 금펀드의 수익률은 전거래일 기준 15.39%로 전체 테마형 펀드 등 최상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3.97%의 수익률에 그치고 있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신한BNPP골드 1[주식](종류A)’가 올해 들어 19.06%로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 중이다. 이어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재간접)(H)(A)’와 ‘IBK골드마이닝자[주식]A’가 각각 18.65%, 16.14%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실시간으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금-파생]’도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금가격은 1년 동안 무려 28% 급락하며 1981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12년 연속으로 이어지던 금가격 강세도 마무리됐다. 공급량은 안정적이었지만 금 최대 시장인 인도가 금 수입 관세율을 네 차례 인상하는 등 수요 감소가 결정적 원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은 반전됐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달러 가격이 떨어진 반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으로 수요가 몰린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6.60달러(0.5%) 상승한 1379달러에 마감됐다. 6개월만의 최고치로, 지난주에만 3% 가량 가격이 급등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점도 금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뉴욕의 경제 전문가들은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이 결정될 경우 미국과 서방국들이 대 러시아 경제 제재에 나설 것이고 이는 지정학적 불안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황병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금가격은 그동안 무거운 저항선이었던 온스당 1355~60달러 상단을 돌파한 이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고점이었던 1420~30달러까지 목표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24일 국내 최초의 금 현물시장인 ‘KRX금시장’이 출범하면서 이후 국내 금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