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정부가 초저출산 사회 해결책으로 결혼 장려로 방향을 선회한 가운데 “본질을 꿰뚫지 못한 대책”이란 질책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기본계획이 지난 2006년 이후 제자리걸음이었던 ‘저출산 해결책’처럼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은 2001년 이후 15년째 합계출산율 1.3 미만인 초저출산 국가다. 지난해 기준 1.21명, 전 세계 190여 개국 중 홍콩(1.2명)과 마카오(1.19)를 제외한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19일 ‘제3차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 시안’ 공청회를 열고 정부의 범부처 대책을 공개한다. 정부의 이번 시안은 합계출산율을 2020년까지 1.5명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결혼 장려 정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결혼의 걸림돌로 꼽히는 주거비 부담 해소에 무게를 뒀다. 무주택ㆍ저소득 신혼부부의 전세임대주택 신청자격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50% 이하에서 70% 이하로 확대하고, 임대주택 입주 우선순위를 예비부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 한도는 수도권이 1억 원에서 1억2000만 원으로, 비수도권은 8000만 원에서 9000만 원으로 늘린다. 온라인 공간에선 “대출한도 늘려 부담만 키우는 뜬구름 대책”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빚만 늘어날 현실이 출산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시민들은 근로환경 개선을 첫 번째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천시에 사는 김민경(33ㆍ여ㆍ가명) 씨는 “집도 문제지만 빚을 내더라도 갚아나갈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결국 실행에 옮기기도 쉽지 않다”면서 “맞벌이를 하며 대출 갚을 계산을 하면 출산을 계획에서 빼야 한다”고 말했다. 남양주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조승준(35ㆍ남ㆍ가명) 씨는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지출될 곳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을 늘리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집값도 크게 오른 상태에서 빚내서 집을 살 사람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임신ㆍ출산ㆍ육아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책 강화에도 날을 세웠다. 실제 직장의 현실이 정부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반면 정부는 임신ㆍ출산과 관련한 의료비 본인 부담을 매년 줄이고 중소기업 직장어린이집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행 1개월인 아빠 육아휴직 조성책도 3개월로 늘릴 계획이다. 오는 2017년에는 육아휴직 신청 시 사업주가 처리하지 않아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자동으로 휴가가 시작되는 규정도 신설된다.

이마저도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박승민(29ㆍ남ㆍ가명) 씨는 “매일 야근의 연속에 주말도 없이 일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남편들의 육아휴직 이야기를 한다면 내 미래는 누가 책임지느냐”며 토로했다. 일산에 사는 김민수(31ㆍ여ㆍ가명) 씨는 “맞벌이에 독박 육아까지 부담스러워 결혼을 피하는 마당에 회사 눈치 보며 아이 키우려는 엄마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직장에 매달려 저녁이 없는 아빠들이 늘어나면 결국 엄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노동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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