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오늘도 이 땅을 그날의 신천처럼 만들려고 미쳐 날뛰는 승냥이 무리들을 씨도 없이 박멸할 억척의 의지와 신념으로 만장약된 복수의 철퇴이다.”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충격적인 사건을 조작하여 대결을 추구하는 악습을 버리지 못하고 무모한 군사적 망동에 계속 매달린다면 예측할 수 없는 무력충돌이 일어나 북남관계는 또다시 8월 합의 이전의 극단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이는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한 코리아연대’(이하 코리아연대)의 인터넷 기관지 ‘21세기 민족일보’에 최근 올라온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기사 내용 일부다.
구속 수감 중인 코리아연대 회원들에게 김일성 회고록이 배달된 데 이어 이 단체 결성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조직원이 체포되면서 코리아연대의 정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안당국이 코리아연대를 종북(從北) 이적단체로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목소리는 인터넷 등을 통해 여과 없이 전달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코리아연대는 2003년 설립된 ‘21세기 코리아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6개 단체의 연대조직이다. 21세기코리아연구소의 ‘주한미군 철수→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연방제 통일 실현’이라는 단계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1년 11월 대중운동 조직으로 결성됐다.
코리아연대의 활동을 주목해온 검찰은 마침내 올해 8월 이 단체 공동대표 이모(43)씨를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어 지난 22일에는 사무국장 김모(37)씨와 경기지부 간부인 이모(42ㆍ여)씨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코리아연대 대표 이씨를 기소하면서 이 단체가 이적단체임을 분명히 했다. 당시 공소장을 보면 코리아연대는 주한미군 철수와 연방제 통일 등을 주장하면서 북한의 대남혁명 전략에 동조하는 활동을 했다고 적시돼 있다.
공동대표 황모씨는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정부의 방북 불허에도 불구하고 밀입북해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조문하고 김정일 추도대회에 참가했다. 2013년 11월 독일 포츠담에선 ‘코리아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컨퍼런스’를 열고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한 정황도 포착됐다.
그러나 코리아연대의 선전매체들은 여전히 폐쇄되지 않고 정상 운영되는 중이다. 2012년 5월 개설된 인터넷 기관지 ‘21세기 민족일보’와 2013년 3월 시작한 팟캐스트 ‘코리아 포커스’ 등이다.
‘21세기 민족일보’에는 북한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조성중앙통신의 기사, 성명서 등이 그대로 실리고 있다. ‘코리아 포커스’도 한 달에 2차례 꼴로 새 방송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당 70주년 열병식에 대해 다룬 최근 방송에는 “승리와 영광으로 빛나는 조선노동당의 성스러운 역사를 돌이켜보는 이 뜻깊은 자리에서 영광스러운 우리 당의 창건자이신 위대한 수령님과 존엄 높은 우리당, 조선노동당의 영원한 총비서이신 위대한 장군님께 영원 무궁한 영광을 드린다”는 등의 발언이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매체를 단속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21세기 민족일보’의 경우 인터넷신문으로 등록돼 있어 신문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 법원 폐간 결정이 없으면 문을 닫을 수 없게 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하고 폐간 결정을 내리지 않는 이상 단속할 근거가 없다”면서 “이 같은 매체를 통해 북한의 대남 선전활동에 동조하는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달 8일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서울구치소와 성동구치소에 수감된 코리아연대 조직원 3명에게 보낸 발송자를 추적하는 한편, 단체 결성에 관여한 40대 회원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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