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에 대해 노사정 대타협의 한축인 한국노총이 이대로 입법을 강행한다면 노사정합의 파기라고 한데 대해 고용노동부는 현 상태는 합의파기가 아니라고 하는 등 노동개혁이 겉돌고 있다.

특히 정부의 ‘노동개혁 5대 법안’의 핵심내용이 정작 전경련·경총 등 경영계의 요구사항으로, 결국 대기업 요구를 대변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노사정 대타협의 의미마저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노사정 합의 정신이 실종 상태다. 이에 정부가 합의파기의 원인제공자가 아니라면서 책임 회피만 먼저 생각할 것이 아니라 책임감을 갖고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은 23일 ‘비정규직법 개악 반대 기자회견’에서 “노동개혁 법안 중 쟁점이 되는 기간제 및 파견업종 규제 완화는 전경련이, 업무성과 부진자에 대한 해고요건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는 경총이 각각 ‘규제기요틴과제’로 요청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기간제 기간연장 등이 비정규직과 중소기업의 요구라고 주장했지만 국내 대기업의 요구였던 것이다.

정부ㆍ여당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본인이 원할 경우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 고소득 전문직, 고령자, ‘뿌리산업’ 등에 파견근로를 허용하는 내용의 기간제법 및 파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부는 한노총이 기간제 사용기간, 파견대상 업무 확대, 통상임금 등 노동개혁 쟁점에서 합의가 결렬된 만큼 입법추진에 반대한다며 현행 여당안으로 입법 추진을 강행하는 것은 노사정 합의 파기라는 주장에 대해 ‘5대 입법 관련 한국노총 주장에 대한 검토’자료를 내고 ‘기간제의 사용기간, 파견근로 대상업무 등은 추가 논의과제로 합의문에 거론한 만큼 합의파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입법권은 국회 고유권이라며 책임을 국회로 넘긴후 향후 입법과정에서 노사정 미합의 사항은 공익위원안과 노사정 의견을 참고해서 보완방안을 검토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기간제 2년 초과 사유추가와 관련, 2년 후 정규직 전환 원칙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35세 이상 근로자가 신청하는 경우를 추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간제한 2년 규정을 4년으로 늘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열약한 비정규직 노동시장의 현실에서 연장요청권이라는 것이 행정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울며겨자먹기로 행사될 수 있다는 점은 애써 간과하고 있다. 4년간 비정규직으로 쓸 수 있는데 2년만 쓸 사업주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기간제 연장이 근로자 선택권을 확대한 것이며 사용기간 연장요청권은 근로자에게만 있는 만큼 사용자에 대한 기간제 장기사용 허용이 아니라는 주장은 한쪽 면만 보는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고령자와 뿌리산업(금형 주조 용접 등) 파견허용 확대에서 한노총은 불법파견 합법화를 우려, 입법을 강행하고 있는 정부 여당과 맞서고 있다. 한노총이 경영상 해고절차 명확화, 해고회피노력 의무 구체화, 재고용 의무 및 실효성 강화부문 등이 법안에 반영되지 않아 노사정 합의위반이라고 지적한데 대해 고용부는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중이므로 별도법안 제출 실익이 없어서 빠진 것이라며 피해갔다.

이에 일각에서는 “노동개혁 입법은 올해를 놓치면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확산 등의 문제해결에 실기하게 되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다시 주도권을 잡고 노동계와 사측, 정치권을 설득해 차선의 타협점이라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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