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노윤정 기자] ‘송곳’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더욱 씁쓸한 결말로 끝을 맺었다.지난 28일 방송된 JTBC 특별기획 ‘송곳’(연출 김석윤/극본 이남규, 김수진) 마지막 회에서는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했지만 길어진 싸움에 지쳐가는 푸르미 마트 노조의 모습이 그려졌다.이수인(지현우 분)은 구고신(안내상 분)과 마찰을 빚으면서까지 파업을 강행했지만, 새롭게 손잡은 노동상담소 소장 주용태와도 계속해서 부딪혔다. 구고신은 파업에 돌입한 이수인을 걱정했지만, 쉽게 찾아가보지 못했다.조합원들은 파업을 통해 회사가 자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랐지만, 회사는 오히려 ‘합법적으로’ 직장폐쇄 조치했다. 즉, 파업에 동참한 노조원들에게는 월급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 더욱이 월급 가압류까지 당하자 쉽지 않은 싸움에 모두들 망연자실했다. 그동안 아무리 힘들어도 조합원들을 다독이며 힘을 주는 역할을 해왔던 김정미(이정은 분)를 비롯하여 현실적인 문제 앞에 고개 숙인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을 탈퇴하기 시작했다. 주강민(현우 분)도 탈퇴서를 낸 황준철(예성 분)에게 화를 냈지만, 그의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었기에 마음 아파했다.정민철(김희원 분)은 용역깡패들을 고용해 파업한 노조원들을 공격했고 결국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이는 인사상무(정원중 분)의 계략에 말린 것이었고, 정민철은 결국 폭력 행위로 긴급 체포됐다. 아들 졸업식 대신 인사상무 아들의 졸업식에 가면서까지 어떻게든 회사에서 버티려 했던 그의 비참하고도 불명예스러운 마지막이었다.또한, 이 사건은 노동조합에도 위기로 작용했다. 더 이상의 부상자를 막기 위해 간부 파업으로 선회하겠다는 수인과 회사에 역공할 수 있는 기회라는 주용태의 갈등이 절정에 달한 것. 이 일은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분란을 초래했고, 지부장 주강민까지 지쳐버리자 자신이 직접 노조위원장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길어진 싸움에 지친 노조위원장의 모습을 본 본조 사무장 인경미(양소민 분) 역시 이수인의 손을 들어줬다.이후 이수인은 홀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그러던 중 한국지사 사장 선임 문제로 프랑스 본사 직원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 기회를 이용하기로 한 이수인과 인경미는 조합원들에게 한 번만 더 싸워보자고 설득, 다 같이 힘을 모아 협상 테이블로 사 측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전원 복직, 미지급임금에 대한 조건 없는 지급, 손해배상 청구 취하, 고용보장, 노동환경 개선 차원에서 갸스통(다니엘 분)과 고과장(공정환 분)의 인사발령. 회사 측은 결국 노조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했다. 하지만 인사상무는 그 대신 이수인이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이수인은 다 끝내고 싶다며 떠났다. 인재 개발원으로 발령이 난 그는 그곳에서 홀로 싸우고 있던 조합원, 그리고 책상 하나 덜렁 놓여있는 사무실을 마주하고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
그리고 2개월 후, 이수인은 여전히 가족들과 떨어져 인재 개발원에서 일하고 있었다. 문소진(김가은 분)은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구고신처럼 되고 싶다며 노무사가 되었다. 그리고 처음 이수인과 마찬가지로 노조를 조직해 직원들의 부당해고를 막아보겠다며 찾아온 사람에게 구고신과 같은 말을 해주는 소진의 모습, 과거의 트라우마를 드디어 정면으로 마주하고 소진 곁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구고신, 푸르미 본사에 회사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항의 메일을 보내는 이수인의 모습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음을 암시했다.‘송곳’은 ‘노조’를 소재로 한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노동조합의 조직부터 비정규직 문제, 노조를 향한 회사 측의 탄압, 탄압에 대항한 파업 등 노동쟁의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보여줬다. 그 안에는 생계를 위협 받으면서도 노조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며, ‘노조’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노조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기회를 제공했다.이를 통해 ‘송곳’은 웰 메이드 드라마, 꼭 한 번 봐야하는 드라마로 남았다. 그리고 ‘송곳’이 많은 호응을 이끌어낸 이유, 2003년을 배경으로 한 극의 인물들의 현실과 2015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네 현실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이 씁쓸함을 남겼다. 12년 동안 달라지지 않은 현실, 바로 이 점이 ‘송곳’ 같은 드라마가 계속해서 제작되어야 하는 이유 아닐까. ‘아무도 안 기다리면 버스가 서지 않으니까, 더 이상 버스가 안 서면 정류장이 없어지니까’.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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