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악재 파장 증폭으로 불확실성 증대 수출 부진 장기화땐 2%대 저성장 가속화 정부, 파장 정도 예측 쉽지않아 사태 주시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로 한국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출이 부진한 상태에서 재정확대와 소비촉진을 통해 회복의 불씨를 살려놓았지만, 이번 테러의 충격파로 그 불씨마져 꺼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제기반이 연약한 상태에서는 대외악재의 파장이 더욱 증폭되는 경향을 보인다. 현재의 한국경제가 바로 그런 상황이다. 특히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고, 경제심리가 얼어붙을 경우 한국경제가 2%대 저성장 국면으로 급격히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번 ‘파리테러’ 사태는 대략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러 주도세력인 이슬람국가(IS) 본거지에 대한 프랑스의 공습에 이어 후속 테러가 발생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악영향이 증폭될 전망이다.
첫째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경제위축과 그로 인한 타격이다. 프랑스는 이번 테러로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유럽연합(EU) 경제도 일시적이나마 위축이 불가피하다. EU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한국의 세번째 교역대상국으로 유럽의 부진은 가뜩이나 부진한 한국의 수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둘째는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글로벌 교역의 위축이다. 프랑스의 보복공격에 나서면서 당분간 국제정세 및 경제상황은 불확실한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최근 크게 줄어든 글로벌 교역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글로벌 교역규모는 1년 전에 비해 11.9% 줄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율을 보였다. 이번 테러 사태로 교역이 위축될 경우 올들어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한국의 수출부진이 장기화해 성장동력을 더욱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세째는 ‘역(逆) 부의 효과’와 전반적인 경제심리의 위축이다. 지난해 이후 우리경제에서 그나마 선방한 분야가 있다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었다. 저금리에 힘입어 자산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경제심리를 지탱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 테러로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파리테러 후 첫 개장한 16일 주요국 증시와 선물이 일제히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자산가격 하락은 한국경제를 떠받쳐왔던 민간의 소비심리와 기업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경제회생을 더욱 어렵게 만들 전망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칠 ‘파리 테러’의 파장이 과연 어느 정도일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 정부와 전문가들도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사태전개에 따라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불확한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는 물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경제 둔화 등 빅2(G2)의 경제불안에 이제는 테러와 EU 경제의 불활실성이라는 부담까지 안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이미 저출산ㆍ고령화에 수출경쟁력 저하, 노후불안 및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소비제약 등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난 3분기에는 추경예산과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소비촉진으로 성장률을 1.2%로 돌려놓았다.
하지만 인위적인 성장률 제고의 후유증과 3분기 상대적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파리테러로 인한 파장, 수요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4분기 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또다시 경제심리가 위축되면서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리테러’가 침체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고리가 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당국의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이해준 기자/
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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