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취업 재수ㆍ삼수생’이 늘어나면서 평균 취준생의 연령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은 대외적으로는 나이를 보지 않는다지만, 실제로는 신입의 ‘연령 상한선’이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취준생=20대’라는 보이지 않는 공식 때문에 ‘30대 늦깍이 취준생’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상반기 대졸 신입 채용을 진행한 기업 166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곳 중 4곳(38.6%)은 신입 채용 때 내부적으로 나이 상한선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가 남성일 경우에는 ▷30세(25%) ▷33세 이상(20.3%) ▷32세(17.2%) 등의 순으로 연령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여성일 경우에는 ▷26세’(21.9%) ▷30세’(18.8%) ▷28세(12.5%) ▷32세(12.5%)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보면 남성은 평균 32세, 여성은 29세가 커트라인인 셈이다.
기업에서 생각하는 신입사원의 적정 연령 또한 남성은 평균 29세, 여성은 27세였다.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최적의 나이’ 역시 30세를 넘지 않은 것이 드러난 셈이다.
연령 상한선을 두고 있는 이유로는 기업들은 ‘조직 위계질서가 흔들릴 것 같아서(37.5%ㆍ복수 응답 가능)’를 가장 많이 들었다. ▷다른 직원들이 불편해 해서’(34.4%) ▷조직 문화에 적응을 잘 못할 것 같아서(32.8%) ▷나이가 많으면 연봉 등 눈도 높을 것 같아서(21.9%) 등의 응답도 뒤를 이었다.
각종 부문에서의 ‘취준생 혜택’을 받는 것도 30대라면 쉽지 않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부터 취준생을 위한 데이터 2배 무료 지원 이벤트를 진행 중이지만, 대상은 만 19세부터 29세까지의 취준생에게만 한정돼 있다.
앞서 2013년 공기업의 20대 채용 할당을 의무화하고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통과됐을 당시에도 30대 취준생을 배제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현재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청년 고용률ㆍ실업률 통계도 모두 만 15~29세 기준이다.
서구 국가들에서는 만 15~24세를 기준으로 하지만, 국내에서는 군입대 등의 사회적 연령을 감안해 29세까지로 기준을 삼았다.
그러나 평균 구직 기간이 늘어나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해 청년 고용 대책에 포함되는 청년 구직자의 연령 기준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난이 십여 년 가까이 이어지며 취준생이 상당히 적체된 상태”라며 “최근 비정규직도 늘어나 30대에도 안정적인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고용 정책의 연령 대상을 기존 29세에서 35세까지 정도로는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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