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올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1.3%(전분기대비)를 기록하면서 경기회복 기대를 높였으나 경기둔화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반짝 회복’에 그치고 다시 수출과 소비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은 올들어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3분기에 호조를 보였던 산업생산도 4분기 첫달인 10월에 1.3% 감소세로 반전됐다. 그 동안 국내 경기를 떠받쳐온 내수도 가계부채 누적 등으로 계속적인 증가가 어려워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 동안 한국경제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이러한 이유를 들어 경기둔화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급격히 위축된 수출의 경우 내년에도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노무라, 씨티 등 해외IB들은 한시적인 개별소비세 인하와 코리아그랜드세일 등에 따른 소매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출 및 투자 감소로 10월 산업생산이 부진했고, 제조업체들은 재고축소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특히 올해 재고증가율이 산업생산 증가율을 상회해 기업들의 투자를 제약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해외수요 부진이 경기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해 4분기 경기가 다시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수출부진 ▷확장적 재정지출 축소 ▷가계부채 규제강화 ▷제조업 재고조정 등으로 경기둔화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에 추가 금리인하 여지가 확대됐다고 전망했다.

씨티는 지난달 산업생산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4분기 성장률이 3분기의 3분의1 수준인 0.4%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씨티는 특히 내년에는 조선과 철강, 건설, 해양, 석유화학 등 5대 부문 기업 구조조정으로 경기상승이 제약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즈는 추석 및 중국 황금연휴 효과가 소멸되면서 지난달 산업생산이 둔화됐다며 예상보다 더딘 재고조정과 대외수요 부진 등으로 기업심리도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바클레이즈는 내년 중 통화정책 완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즈는 또 지난달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4.7% 감소해 시장예상보다는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향후 수출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선박과 자동차부품 수요가 크게 증가한 유럽을 제외한 주요 교역국의 내수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중장기적으로는 수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투자감소와 소비증가 등 경제구조 전환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내년에도 중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는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올해 53달러에서 내년엔 51달러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에 따른 관련제품의 수출단가 하락과 대외수요 부진 등으로 한국의 수출 위축현상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3분기 회복은 경기 사이클상의 회복이 아니라 중기적인 침체국면에서 나타난 일시적 반등으로 보인다.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지양하고 중기적인 시계에서 근본적인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과 경제효율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