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ㆍ장필수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 의원들이 4일 기민하게 움직였다. 문재인 대표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혁신전당대회’안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비주류 측은 문 대표의 회견을 사실상 ‘친노(親盧ㆍ친 노무현)’만의 총선 체제 구축을 통한 비주류 ‘고사’ 작전의 시작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 탈당 등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기에 앞서 문 대표 퇴진의 당위성을 중간 지대에 있는 의원ㆍ당원들에게 전파하는 데 주력할 걸로 보인다. 문재인 대표의 최후통첩성 회견으로 인해 새정치연합은 쪼개지기 일보 직전의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비주류 측의 대표적 모임인 ‘콩나물모임’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콩나물국밥에 모여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주승용 최고위원을 비롯해 최원식ㆍ문병호ㆍ유성엽ㆍ김영환ㆍ김동철ㆍ권은희 의원 등 8명이 참석했으며, 황주홍 의원은 자신의 의견을 백지위임하는 형태로 뜻을 함께 한 걸로 전해졌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우리는 당을 걱정하는 차원에서 얘기를 하는 건데 이렇게 비주류를 내칠 순 없다”고 했다. 주 최고위원은 “어제 회견문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가 나쁜 원인을 국회 탓으로 돌리듯이 우리(비주류)가 발목을 잡고, 단합이 안 되는 것 같이 얘기하는 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대응 방안과 관련, “더 논의해봐야 한다”며 “매일 모일 것”이라고 했다.
최원식 의원은 “오늘 가장 당에 필요한 게 통합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전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어제 당 대표의 말씀은 우리당 통합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없더라는 것”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당을 걱정하는 여러 의원ㆍ당원들과 광범위한 접촉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며 문 대표 사퇴성명서 발표 여부에 대해선 “당장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때 안철수 대표가 문재인 대표를 위해 목도리를 걸어 드렸고, 추운 겨울에 문 대표가 안 대표에게 외투를 입혀드렸던, 그런 화합과 분열을 치료하는 통합으로 당의 어려운 국면을 지도자의 힘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선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거론하기도 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은 탈당을 결심하는 의원들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했다. 그는 이날 모임의 결론에 대해선 “대세는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는 건데 끝까지 안 물러난다고 하니 새로운 고민을 해봐야 한다”며 “중진들도 다 문 대표 그만두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당에서 도당위원장직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유성엽 의원은 “사퇴하라고 할 순 있다”면서도 “그러나 ‘사퇴를 안 하면 지역의원들이 중론을 모아서 대응하라’고 하는 건 아주 폭력적인 주문”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자신의 탈달성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아휴, 전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듭 말하지만 대표직 사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두려운 것은 오직 혁신과 단합의 좌절”이라고 했다. 그는 “혁신의 깃발, 단합 의지만 남기고 다 버리고 가야 한다”며 “해당행위, 부정부패 앞에 온정주의는 없을 것이다. 혁신과 단합 앞에 그 어떤 계파도 없을 것이다. 타협 않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때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간 화합을 언급, “문 대표가 두꺼운 외투를 안 전 대표에게 입혀줘야 한다”며 “두 분 모두 기득권을 내려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들은 안철수 전 대표가 얘기하는 ‘혁신전대’와 문 대표가 말하는 통합전대가 어떻게 다른지 모르고 있다”며 “그러나 그것이 부딪히고 있다. 국민은 부딪히는 걸 치유하고 단합을 만들어가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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